JY 100일 … 핵심 키워드는 '인재·네트워크'
삼성 위기에 정면돌파 나서
반도체·가전서 경력직 채용
애플·에릭슨 출신들도 영입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심혈
尹 UAE·스위스 순방 동행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다.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사장단 간담회에서 밝힌 '인재론'이다.
'인재'라는 단어는 3일로 회장 취임 100일째를 맞는 이재용 회장 시대의 삼성을 상징하는 '대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이 회장은 그동안 '세상을 바꿀' 인재를 영입하고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핵심 인재 영입에 매진하는 한편 지난 1일부터는 대규모 경력직원 채용도 시작했다. 그에게는 위기를 정면 돌파할 카드가 인재 영입인 셈이다.
반도체 부문 분기 영업이익이 1년 새 97% 감소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대규모 인재 확보전에 나섰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가전·모바일·네트워크 사업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지난 1일 경력사원 모집 공고를 냈다.
채용 분야는 이 회장이 평소 강조했던 '세상에 없던 기술'을 중시하는 전략 사업과 맥을 같이한다. DS부문의 메모리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모두 이미지 센서와 통합칩셋(SoC) 등 차량용 반도체와 솔루션을 개발할 인재를 찾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의 채용도 눈에 띈다. 메모리사업부는 자연어 처리 등을 연구개발할 머신러닝 직무에 대해 채용을 진행 중이고, 삼성종합기술원도 AI 연구자를 모집하고 있다. DX부문에선 연초 신설된 선행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 산하 차세대가전연구팀에서 채용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해외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장 취임을 전후로 애플·인텔·GE·에릭슨 등 해외 유수 기업의 인재들이 삼성행(行)을 택했다.
스웨덴의 통신장비 기업 에릭슨 출신 임원 2명을 영입하고 네트워크사업부 산하에 신사업전략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미국 GE에서 근무한 윤성호 상무도 생활가전사업부로 영입했다. 윤 상무는 차세대 항공기 엔진을 연구해왔는데, 가전용 첨단 모터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에서 근무했던 이종석 상무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에서 갤럭시 폰 전용 칩을 개발하기 위해 영입됐다.
지난해에는 인텔에서 극자외선(EUV)을 연구했던 이상훈 부사장을 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위해 데려왔고, 후공정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애플 출신의 김우평 부사장을 미국 패키징솔루션센터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인재 영입'뿐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 역시 이 회장의 지난 100일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것은 그의 행보에서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한국을 찾은 글로벌 인사들 일정에도 이 회장과의 면담이 빠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났다.
앞으로의 그의 행보에도 시장 관계자들 눈길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가전 등 삼성전자 사업 부진이 전반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멈춰선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M&A) 역시 이 회장의 결단에 달려 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미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있고,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변수"라는 시각도 있다.
[최승진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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