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에 합격통보후 번복땐 '나몰라라'
불합격 사실 등록할 때 알아
타대학 입학할 기회도 놓쳐
중국 국적 유학생 장 모씨(25)는 지난달 30일 합격한 줄 알았던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 등록하려다가 불합격자라는 당혹스러운 사실을 알게 됐다. 장씨는 합격자 발표 날 당시 결과를 조회하자 합격이었으나 경희대 측의 시스템 오류로 실제로는 불합격자였던 것이다. 그는 "경희대의 다른 대학원과 동국대 대학원 등에도 합격했는데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등록을 위해 입학을 포기했다가 지금 아무 대학도 못 가게 생겼다"며 "주변 유학생 피해자도 많아 몇 명은 지금 우울증으로 치료까지 받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이 석사 과정 외국인 전형 지원자 최종 합격 통지를 번복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불합격자에게 개별 통보조차 하지 않아 지난달 30일 등록을 하려다가 불합격 사실을 알게 된 유학생들도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6일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은 외국인 전형 최종 합격자 발표를 했으나 전산 오류로 30여 분 뒤에 결과를 번복했다. 경희대는 합격 취소 사실을 이튿날 홈페이지 공지사항으로만 알리고 개별 통지를 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합격자 발표 직후 합격 여부를 조회한 뒤 다시 조회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피해를 본 학생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피해자들은 경희대의 '외국인 전형 합격자 발표 오류 안내'가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만 공지됐고, 합격자에게만 개인 메일로 합격 축하 메일을 보내 합격이 취소된 사실을 알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중국 국적 유학생 정 모씨(23)는 "문자를 통해서라도 발표 오류를 안내해주거나 불합격 사실을 알려줬다면 합격한 다른 대학원에 등록했을 것"이라며 "한국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나이 어린 유학생들이어서 한국에서 법적 대응을 시도하기 어렵다. 또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은 외국어로 모집 공지를 따로 할 정도로 외국인 학생을 중점적으로 모집하고 있는 반면, 유학생을 위한 사후 관리 측면에서는 소홀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경희대 측은 "시스템 오류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5분 정도 발표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정석 기자 /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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