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권 경쟁 막 올랐다…'김·안' 양강 구도에 등장한 이준석
결선투표 도입…김기현·안철수 이은 3위에 관심
김·안 '윤심' 논란 격화…"안철수는 '윤심 호소인'"
이준석, 김용태 후원회장으로 나서 '비윤' 결집 나서나
[이데일리 경계영 이유림 기자] 국민의힘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가 2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 개막했다. 당 대표 후보로 양강 구도를 형성한 김기현·안철수 의원은 이날 1시간 간격으로 후보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윤심’(윤석열대통령 의중) 공방을 벌이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과거 전당대회와 달리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만큼 캐스팅보트인 3·4위권 후보와 김·안 후보자의 연대, 이준석 전 대표의 비윤계 최고위원 후보의 지원 사격 효과 등이 이번 선거전의 최대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2강’ 김기현·안철수…컷오프 포함될 2명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의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전당대회 일정에 공식 돌입했다. 선관위는 5일 서류심사를 거쳐 예비경선 진출자를 발표하며, 7일 비전발표회를 실시한 후 8·9일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해 본경선에 진출할 후보자를 확정 짓는다. 본경선 진출 후보자의 경우 당대표는 4명, 최고위원은 8명, 청년 최고위원은 4명을 각각 추린다.
최대 변수로는 결선투표가 꼽힌다. 컷오프를 거쳐 본경선에 오르는 당대표 후보는 총 4명으로 3·4위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결선투표에서 당락을 뒤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등 이하 표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결선투표 결과를 좌우한다”며 “누가 3·4위에 오를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윤상현·조경태 의원 등이 3·4위 후보로 거론된다.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당원 투표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으로 실시되는 데다 당원 지역·연령 분포와도 차이가 있을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이 선거인단 확정 기준일로 삼은 1월31일 1차 당원 명부를 정리한 결과, 당원은 79만여명이었으며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이 40%, 수도권이 37%였으며 2040 비중도 32%가량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등판’, 비윤 세 결집할까
당대표 경선이 안갯속인 상황에서 김기현·안철수 의원 간 설전은 점차 격화하고 있다. 두 의원 모두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약속하면서 안 의원은 “‘윤힘’(윤 대통령의 힘)이 되기 위해 나온 후보”임을 강조한 반면 친윤 진영 주자로 자리매김한 김 의원은 안 의원을 “윤심 호소인”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윤심을 두고 설전을 주고받았다.
안철수 당대표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이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로 주목받았던 장제원 의원과의 통화를 공개한 데 대해 친윤 진영은 맹공을 퍼붓는 동시에 안 의원을 향해 “가짜 윤심팔이”라고 저격했다. 김 전 의원은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구정 때 (장 의원이) 본인 심경을 토로했다, 김기현 의원이 ‘김장 끝이다’라고 해 장 의원이라면 섭섭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이날 안철수 캠프에 합류한 김 전 의원을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직에서 해촉하기로 결정하면서 ‘친윤 밀어주기’ 논란에 불을 붙였다.
양강 구도 판도를 흔들,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낸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의 후원회장을 맡기로 하면서다.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전당대회 경험이 많아 도움 받으려 모셨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당대표 도전을 선언한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최고위원에 출마하는 허은아 의원,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 등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당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아 직접 출마하진 않지만 ‘킹메이커’ 역할을 맡는 셈이다. 비윤의 세 결집을 이끌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윤과 비윤 구도가 뚜렷해지면서 전당대회도 출렁일 전망이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박성중 의원은 이날 “당원권이 정지돼 선거권이 없는 이준석 전 대표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후원회장이 될 수 없다”며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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