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프로 22년차’ 불혹을 넘긴 김영광이 성남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

김환 기자 2023. 2. 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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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남해)]


김영광은 본인의 인터뷰임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을 위한 조언들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성남FC는 2일 오후 2시 경상남도 남해군에 위치한 남해스포츠파크 호텔에서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를 진행했다.


성남의 베테랑 김영광이 인터뷰를 위해 미디어캠프에 참석했다. 성남에서만 4년차를 맞이한 김영광은 어느덧 41세가 됐다. 김영광은 같은 방을 쓰는 선수가 20세인데, 자신과 21살이나 차이가 난다며 농담을 던지면서도 미래가 창창한 젊은 재능들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인터뷰에서도 후배들을 위한 진심이 가득 담긴 조언을 쏟는 모습을 보여준 김영광이다.


김영광은 이번 동계훈련이 후배들에게 큰 밑거름이 되길 바랐다. 그는 “힘든 동계훈련을 보내고 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강해질 수밖에 없는 시기다. 선수들에게 지금의 힘듦이 나중에 행복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독려하고 있다. 지금의 힘든 전지훈련이 후에 돌아봤을 때 선수들에게 값진 시간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하 김영광 인터뷰 일문일답]


시즌을 앞둔 각오


어느 때보다 힘든 동계훈련을 보내고 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강해질 수밖에 없는 시기다. 감독님의 의도에 따라 선수들도 맞춰가고 있고, 선수 본인들도 몸이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지금의 힘듦이 나중에 행복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독려하고 있다.


이번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파이팅 넘치는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을 전부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힘이 넘치는 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성남 잔류 계기


시즌이 끝나면 여러 변수들이 발생한다. 선수의 의지와 선택이 가장 중요하고, 그 선택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나도 그렇지만 비슷한 상황을 맞이하게 될 후배들에게 팀도 팀이지만 본인의 실속도 어느 정도 챙겨야 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흔들리고 있을 때 구단 관계자 분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그런 말들이 와닿았고, 감독님과의 미팅을 통해 팀의 방향과 잘 맞는다는 걸 느꼈다. 또한 지난 시즌 팀이 강등된 게 전부 내 탓인 것 같아서 마음에 걸렸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승격하면 좋겠다. 그래서 마지막에 훌훌 털고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웃을 때 떠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강등이라는 경험이 쉽지는 않다


선수들도 선수들이지만, 팬분들이 많이 실망하셨을 것 같다. K리그1에서 뛴다는 데에서 오는 자부심이 있었을 텐데 죄송하다. 그래도 팬분들이 지난 시즌 강등이 확정된 상황에서도 응원을 보내 주셔서 감사했다.


K리그2와 K리그1의 수준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다. K리그2에서 뛰는 선수들이 조금 더 기술적인 부분들이 더해지고 정신적인 부분들이 좋아지면 K리그1에서 뛸 수 있게 된다. 어린 선수들에게 프로의 냉정함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많은 선수들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데, 우리 팀 선수들이 오래 남아있기를 바란다.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승부욕이다. 승부욕이 없다면 절대 살아나지 못한다. 팀 안에서의 경쟁, 다른 팀들과의 경쟁이 끊임없이 있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데, 생각만 하고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 감독님께서 이런 부분들을 강조하신다. 그래서 정신적인 부분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것 같다.


사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1차 전지훈련을 가지 못했는데, 합류한 뒤에 보니까 분위기가 살벌하다. 모두 눈빛이 다르다. 하루 일과가 오직 축구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선수들이 이런 분위기를 경험하고 다른 곳에서 경쟁하면 경쟁이 더 수월해질 것이다. 지금 힘든 동계훈련이 선수들에게 값진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게 도움이 됐는지


그렇다. 젊은 선수들이 발산하는 에너지가 상당하다. 그래서 훈련을 설렁설렁 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감독님께서는 많이 뛰는 축구와 정신력을 강조하신다. 그러다 보니 승부욕이 많이 생겨서 좋은 성과들을 많이 얻었다고 들었고, 실제로 와서 보니 그렇게 느꼈다. 다들 철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K리그 최다 출전 기록에 대한 욕심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 항상 경쟁을 해야 한다. 나는 매 경기를 이번 경기가 내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뛴다.


처음 프로에 입단했을 때 골키퍼가 네 명이었다. 등번호는 1번, 21번, 31번, 41번이 있었는데, 내가 41번이었다. 나는 41번을 주전 골키퍼 번호로 만들고 싶었다. 노력 끝에 1년 반 만에 주전 골키퍼 번호로 만들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프로 생활을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온 것 같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이런 노력을 강조한다. 기록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승격과 승부욕을 제외하고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무엇인가


실점이다. 아무리 직업이라고 하지만, 실점하는 게 너무 싫다. 최대한 실점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골키퍼 장갑을 벗을 때까지는 같은 마음일 것 같다. 실점하더라도 상대의 능력으로 인해 당하는 실점과 내 능력 부족으로 인한 실점이 있는데, 후자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기록 자체는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이다


(김)병지형이 나에게 내가 K리그 최다 출전 기록을 깰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깨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기록이라고 말했다. 기록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이기형 감독은 어떤 사람


가장 혹독한 훈련을 하시는 분이다. 평소에는 정말 다정하시지만, 훈련장에 가면 달라진다. 훈련은 정말 힘들지만, 결국에는 자기에게 돌아온다. 나도 그렇지만, 다른 선수들도 지금 힘든 시간이 행복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팬들을 위한 한 마디


팀을 떠난다는 소식이 있어서 팬들이 SNS로 걱정하셨는데, 답을 하지 못했다. 이 자리를 빌어 걱정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나로 인해 실점한 것 같아서 마음에 걸렸다. 팬들은 이제 내 잔류 여부를 걱정하지 않으시면 좋겠다. 목표는 다시 K리그1에 올라가서 팬들에게 즐거움과 자부심을 드리는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용기를 준다는 게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항상 감사드리고, 걱정시켜서 죄송하다. 경기장에서 뵙도록 하겠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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