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女에 욕설’ 지구대 경찰 “우리 망신 당하면 당신도 좋을 것 없잖나”

정재우 2023. 2. 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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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킹 피해를 당해 신변보호를 요청한 여성 피해자에게 지구대 경찰이 욕설을 내뱉은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당시 지구대 측에서 '외부에 알려지면 좋을 게 없다'고 말하며 회유를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하지만 지난 1일 MBN에 따르면, 욕설 사건이 벌어진 다음날 A씨 집을 방문한 지구대 경찰관들은 그녀에게 "외부에 (이 사실을) 노출해서 ○○지구대라고 망신당하면 A씨한테 좋을 게 없잖냐"면서 "안 도와주면 그 사람(욕설을 한 경찰관) 진짜 위험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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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휴대전화를 조작해 연결된 통화에서 피해자의 실명을 지칭하며 욕설을 내뱉는 경찰관의 음성. MBN 뉴스 캡처
 
스토킹 피해를 당해 신변보호를 요청한 여성 피해자에게 지구대 경찰이 욕설을 내뱉은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당시 지구대 측에서 ‘외부에 알려지면 좋을 게 없다’고 말하며 회유를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달 31일 MBN 보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던 중 스토킹 피해를 당해 지난해 4월부터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아온 여성 A씨는 같은해 11월 자신의 집 현관문을 강제로 열려던 남성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 직후 A씨는 관할 지구대의 담당 경찰관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는데, 통화에서 경찰의 안내 목소리가 아닌 웅성거리는 소음을 들었다.

A씨가 “여보세요? 여보세요?”라고 응답을 요청하던 찰나, 소음 너머로 “아 XX. OOO(A씨 실명) X 같은 X”이라고 욕설을 내뱉는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A씨의 보호를 담당하는 경찰관이 실수로 휴대전화를 조작한 뒤 그녀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통화 음성을 녹음한 뒤 곧장 지구대를 방문해 항의했고 사과문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1일 MBN에 따르면, 욕설 사건이 벌어진 다음날 A씨 집을 방문한 지구대 경찰관들은 그녀에게 “외부에 (이 사실을) 노출해서 ○○지구대라고 망신당하면 A씨한테 좋을 게 없잖냐”면서 “안 도와주면 그 사람(욕설을 한 경찰관) 진짜 위험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어떻게 위험해진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 측은 MBN 취재진에 “회유의 목적은 전혀 없었다”면서 “당시 사과의 뜻을 전하며 A씨와 오래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의도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는 말이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A씨는 경찰이 사과보다는 자신들의 실수를 덮기에 급급한 것 같다며 “(위험한 순간에) 도와줄 수 있는 조직이 (경찰 외에는) 없잖나. 시민의 안전을 위해 얼마나 큰 일을 하고 있는지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A씨는 이번 일로 경찰로부터 신변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할까봐 두렵다고도 심경을 드러냈다.

한편 이 지구대를 관할하는 마포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욕설을 했던 경찰관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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