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윤핵관, 안철수 ‘집단린치’···“해도 너무한다” 비판 나와

조미덥·문광호·조문희 기자 2023. 2. 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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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오른쪽)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과 친윤석열계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일 일제히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을 ‘반윤’으로 몰아세우며 공세를 취했다. 윤 대통령은 안 의원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을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직에서 해촉했다. 안 의원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김 의원을 누르자 나경원 전 의원에게 했던 것처럼 ‘안철수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당내에선 “해도 해도 너무한다”, “이러면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된다”는 걱정과 비판이 나왔다.

포문은 이철규 의원이 열었다. 그는 이날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권교체 후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있는 동지들을 향해 윤핵관이니 윤심팔이니 비난하면서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 수행에 태클을 걸던 분”이라며 “스스로 친윤이니 진윤이니 하면서 가짜 윤심팔이 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고 안 의원을 직격했다.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가졌던 윤 대통령에 대한 반대 정서, 강력한 비판 의지 등이 안 의원과 겹치지 않느냐”며 “윤 대통령과는 반대쪽 입장에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이 이태원 참사 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하는 등 윤 대통령에 쓴소리한 점을 들어 반윤 인사인 유 전 의원과 한 데 묶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도 안 의원을 두고 “대통령 임기 1년도 안된 시점에 대표가 차기 대선에 나가겠다 생각하면 자기편 공천을 줘서 사천 문제가 생긴다”며 “그러면 당은 또다시 쪼개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과거 유 전 의원이 분당해 안 의원과 바른미래당을 꾸린 것을 연상시키는 발언이다.

친윤 의원들은 안 의원이 자신을 친윤이라 주장하는 기반인 대통령직인수위원장 경력과 대선 후보 단일화를 흠집내기 위해 공격했다. 이 의원은 “(인수위원장 시절) 자신의 뜻대로 안된다고 국정과제 선정이란 막중한 업무를 방기해 혼란을 야기하고,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 운영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고 했다. 이용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과정에 있어서 진심으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이 아닌, 윤석열 정부의 탄생을 (위해) 아무 조건 없이 단일화가 이뤄졌나 의구심을 살짝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개각할 때 안 의원에게 장관 또는 총리를 부탁했는데 거절했다”며 “아주 서운해하셨다”고 주장했다. 그는 “추정해보면 장관이 되면 안랩의 주식을 전부 백지신탁을 해야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이) 그 연장선상에서 (안 의원과) 한 번도 밥도 차도 안 마셨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재 의원은 안 의원 선대위원장인 김 전 의원을 겨냥해 SNS에 “현재 대통령직속기관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직을 맡고 있는 분이 특정 후보를 돕자고 당내 분란을 야기하고 대통령과 당을 이간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비난했다.

국민통합위와 대통령실은 발빠르게 김 전 의원의 위원직을 해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위원으로 중립을 유지해야 함에도 특정 진영 선대본부장으로 위원직을 유지하는 게 적합하지 않다고 봤다”고 밝혔다. 국민통합위원회도 “수차례 방송에 출연해 위원 자격을 명시하며 윤심 소재 관련 발언 등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입장을 냈다. 김 전 의원은 짧게 “해촉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안 의원이 김 의원에 앞서는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친윤 의원들의 공격이 일제히 시작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국민의힘 지지층 363명에게 조사해 이날 발표한 양자 가상대결 결과는 안 의원(50%)이 김 의원(32%)을 크게 앞섰다. 다자 대결에서도 안 의원이 34%를 기록해 김 의원(20%)과 격차가 컸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응답률은 18.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윤핵관 수장 격인 장제원 의원은 SNS에 “일부 후보 측에서 ‘장제원 사무총장설’을 퍼뜨리며 정치적 음해를 가하고 있다”며 “차기 당 지도부에서 어떤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가 김 의원의 지지세 확장에 부담이 되자 백의종군 선언으로 국면 전환을 꾀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어지는 공격에 대해 “여론조사 추세를 보고 불안감을 느껴서 그런 것 같다”며 “정책과 비전으로 대결했으면 좋겠다”고 대응했다. 그는 인수위원장 업무 방기 주장에 대해 “결과적으로 110대 국정과제 시간 맞춰 완성시켰다. 아무런 문제 없었다”고 했다. 총리 제안 거절에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했고, 단일화에 대해선 “진심이 아니었으면 단일화를 안했다”고 반박했다.

친윤계의 맹폭에 당내에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통화에서 “같은 편을 총동원해 공격하는 모습이 촌스럽다”며 “비판이 금도를 벗어나면 또다른 분열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피하다. 우울증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영남권 한 중진 의원은 “자기들이 원하는대로 안된다고 이렇게 하나.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이러면 모든 책임이 대통령에게 간다. 대통령을 위하는 길이 아니다”라고 걱정했다. 한 비상대책위원은 “전당대회가 축제인데 이렇게 헐뜯고 하는 건 (서로) 자제하자는 약속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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