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이요? GV80 열달이면 됩니다"…고금리發 계약이탈 연쇄효과

권혜정 기자 2023. 2. 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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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할부금리 상승 따른 계약 포기 속출로 납기 크게 단축…아이오닉6도 13개월
완성차 업체, 할부금리 부담 낮춘 상품 잇따라 출시해 고객 이탈 막기 '안간힘'
제니시스 GV80 (제네시스브랜드 제공) 2021.3.19/뉴스1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국산차 계약 후 1년 가까이 대기해왔다는 A씨는 "드디어 오는 4월 신차가 출고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최근 7%를 훌쩍 넘어버린 할부 금리에 눈물을 머금고 계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스포티지를 가계약했다는 B씨도 "할부로 가계약을 했는데, 최근 오르는 대출 금리 때문에 고민이 너무 크다"며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에 대비해 지금이라도 본계약을 해야 할지, 가계약을 취소하고 금리가 떨어진 후 다시 계약을 시도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고금리로 인한 자동차 할부금리 급등으로 신차 출고를 포기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최대 30개월까지 길어졌던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크게 단축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소되기 시작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량 자체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완성차 업계는 소비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해 할부 부담을 낮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신차 계약자 이탈 방지에 나섰다.

2일 현대차와 기아가 이달 초 딜러들에게 제공한 납기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가 판매하는 차량의 납기가 대부분 단축됐다.

특히 지난해 12월 30개월에 달하던 제네시스 GV80 2500cc 터보 가솔린의 납기는 이달 10개월로 지난달(18개월)과 비교해 한 달 만에 8개월이 줄었다. 지난달 18개월에 달하던 GV80 3500cc 터보 가솔린의 신차 출고 기간도 이달 12개월로 6개월 단축됐다.

이밖에도 현대차의 상당수 모델의 납기가 지난달 대비 줄었다. 특히 그동안 꿈쩍도 않던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납기가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납기는 지난달 16개월에서 이달 12개월로 4개월 줄었고, 투싼 하이브리드의 납기도 13개월에서 10개월로 3개월 줄었다. 현대차의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6의 납기도 지난달 16개월에서 이달 13개월로 3개월 단축됐다.

이밖에도 △아반떼 1.6 가솔린·LPG 6개월→5개월 △쏘나타 하이브리드 8개월→7개월 △그랜저 2.5 가솔린 10개월→8개월 △그랜저 3.5 가솔린 8개월→4개월 △그랜저 LPi 8개월→4개월 △베뉴 원톤 14개월→13개월 △베뉴 투톤 15개월→14개월 △투싼 가솔린 9개월→5개월 △투싼 디젤 9개월→5개월 △싼타페 가솔린 6개월→5개월 △싼타페 디젤 3개월→2개월 △G70 3.5개월→2개월 △G80 일렉트리파이 5개월→4개월 △GV80 가솔린 3.0t 12개월→7개월 등 최대 5개월가량 신차 출고 기간이 줄었다.

기아도 비슷하다. 지난해 하반기 18개월로 기아에서 가장 긴 납기를 자랑하던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은 지난달 17개월에서 이달 16개월로 1개월 단축됐다. 니로 EV의 납기도 지난달 8개월에서 이달 6개월로 2개월 줄었다. 이밖에 △레이 2개월→1.5개월 △K5 2.0 가솔린 4개월→2.5개월 △K5 HEV 8개월→7개월 △K5 LPI 4개월→1.5개월 △K8 HEV 7개월→6개월 △스포티지 가솔린 8개월→7개월 △쏘렌토 가솔린 5개월→4개월 △쏘렌토 디젤 4개월→2개월 등 신차 출고 기간이 단축됐다.

신차 출고기간 단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소되기 시작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량 자체가 늘어난 것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무엇보다 최근 천정부지로 오른 자동차 할부 금리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초만 해도 최저 2%대에 머물던 자동차 할부 금리는 최근 8%대를 넘어서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크게 높이고 있다.

이날 현대차 홈페이지를 통해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선수금 30%, 납입 36개월 기준으로 견적을 내자 금리는 7.5~8.2%에 달했다. 지난해 초와 비교해 1년 만에 수배가량이 오른 셈이다.

(자료사진) ⓒ News1 윤일지 기자

업계에서는 자동차 할부 고금리에 계약 취소가 잇따르자 소비자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할부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3개월 단위로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 변동을 반영해 할부 금리를 결정하는 '변동금리 신차 할부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대출확정 시점의 CD금리(91일물)보다 3개월 후 CD 금리(91일물)가 1.0% 포인트 낮아진다면 고객의 대출금리도 대출확정 시점보다 1.0%p 낮아진다.

기아도 현대차와 같은 '변동금리형 할부'를 비롯해 차량 구매시 고객이 자금 상황에 맞게 할부 기간, 유예율, 선수율 등 구매조건을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커스텀 할부'를 출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춘 금융상품을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혔으며, 변동금리 할부 프로그램을 통해 추후 금리 인하 시 고객들의 자동차 할부 이자 부담이 완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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