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쓸쓸할 줄은…” 은메달리스트 김영희 빈소서 초등 동창은 말없이 절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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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자리가 쓸쓸할 줄은 몰랐어요."
여자 농구 선수로 활약하며 과거 올림픽 은메달까지 획득했던 고(故) 김영희씨의 빈소가 마련된 이곳에 모습을 드러낸 한 여성이 옅은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이제 막 차려진 빈소에 놓인 고인의 선수 시절 얼굴이 담긴 흑백 영정사진을 말없이 본 A씨는 김씨의 명복을 비는 절을 올렸다.
약 10년 전쯤을 마지막으로 김씨와 연락이 끊겼다던 A씨는 "자기 산다는 것 때문에(친구에게 소홀해 미안했다)"라고 힘없이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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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 농구서도 활약…말단 비대증 등으로 건강 악화 후 투병
발인은 오는 4일 오전 8시30분
“이렇게 자리가 쓸쓸할 줄은 몰랐어요.”
2일 오후 2시쯤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에 위치한 다니엘 장례식장.
여자 농구 선수로 활약하며 과거 올림픽 은메달까지 획득했던 고(故) 김영희씨의 빈소가 마련된 이곳에 모습을 드러낸 한 여성이 옅은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이제 막 차려진 빈소에 놓인 고인의 선수 시절 얼굴이 담긴 흑백 영정사진을 말없이 본 A씨는 김씨의 명복을 비는 절을 올렸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 동창으로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영희가) 세상 떠났다는 기사를 어제 접하고 마음이 참 아팠다”며 “외롭게 살다가 죽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거듭 김씨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A씨는 “영희가 심성이 착했다”며 “(불이익이 있더라도) 자기 환경에 맞춰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생활했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약 10년 전쯤을 마지막으로 김씨와 연락이 끊겼다던 A씨는 “자기 산다는 것 때문에(친구에게 소홀해 미안했다)”라고 힘없이 말끝을 흐렸다.
마지막으로 김씨 만났던 때를 되짚고 한동안 말이 없던 A씨는 얼마 후 자리를 떴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농구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씨는 앞서 지난달 31일 향년 60세로 세상을 떠났다.
숭의여고 출신인 김씨는 키 200㎝의 센터로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 올림픽 은메달, 체육훈장 백마장과 맹호장 등을 받았다.
실업농구 한국화장품에서 활약한 김씨는 생전에 말단비대증 증상으로 건강이 악화했으며 이후 뇌종양, 저혈당 및 갑상선 질환, 장폐색 등 합병증으로 오래 투병했다.
현역 시절 김씨가 뛴 한국화장품과 박찬숙이 이끄는 태평양화학의 ‘화장품 업계 라이벌전’은 남자농구의 삼성전자와 현대의 맞수 대결 못지않게 팬들의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씨가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 이튿날인 지난 1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부천 하나원큐 경기에서는 시작에 앞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 묵념이 진행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12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함께 이사회를 열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김씨에게 특별 보조금 100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특별보조금’은 대한민국 체육 발전에 힘쓰고 위상을 높인 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 형편이 어려운 체육인에게 생활비와 의료비 등을 지원하는 체육인 복지사업이다.
김씨는 2016년 KBS ‘아침마당’에 출연했을 때 “제가 이 세상에 정말 없을 적에 많은 분들 기억 속에 (저를) 남겨두고 싶다”며 “우리나라에서 키가 제일 큰 여자(농구)선수가 있었는데 마음이 너무 솜사탕이더라(고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걸 남겨두고 이 세상을 (떠나)간다면 보람 있는 삶을 살지 않았겠나”고 덧붙여 박수를 받았다.
발인은 오는 4일 오전 8시30분이며 장지는 경기도 화성의 함백산추모공원이다.
부천=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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