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내 3개 중학교 남녀공학 추진 급물살

순천여중, 이수중, 동산여중 대상 남녀공학 여론 힘 얻어
원거리 통학과 기형적 학급 편성 등 교육 문제 해소 차원

순천학부모교육협의회가 순천여중, 동산여중, 이수중의 남녀공학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이수중 근처 도로 위에 내걸어 놓았다. /유홍철 기자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내 순천여중, 이수중, 동산여중 등 3개 중학교의 남녀공학 추진 여론이 높게 일면서 이들 학교 남녀공학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는 구도심의 아파트단지 급증에 따른 학생증가와 단성 중학교 진학기피 등이 맞물려 원거리 중학교 배정 사례가 급증하고 학급편성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등 교육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순천시교육청과 학부모교육협의회 등에 따르면 도시개발이 한쪽에 편중되는 기형적 모습을 보인데다 남녀공학 중학교 선호 현상으로 인해 여러 가지 교육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순천 원도심권인 삼산동과 용당동, 인근 서면 등지에 최근 많은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있음에도 교육부의 학교 신설 억제 방침에 따라 2023년도 중학교 배정에서 이 지역 거주 초등학생들이 풍덕동에 위치한 남산중학교에 남학생 7명이 강제 배정됐다.

또 이 일대 상당수 학생들이 버스를 두 번 갈아타야 하는 원거리의 신흥중(2명)과 이수중(3명), 동산여중(2명)에 배정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와 함께 남녀공학 선호현상에 따른 1지망 학생수도 정상적인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에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왕조1동과 덕연동 소재 남녀 공학인 왕운중의 1지망자는 정원 240명에 265명이 지원해서 넘쳐 나는데 비해 모집 정원이 87명인 이수중과 동산여중 1지망자는 겨우 32명과 54명에 그쳐 원거리 학생을 강제 배정해야 했다.

원도심권인 삼산동과 매곡동에 자리한 남녀공학 향림중의 경우 정원 210명에 331명이 1지망으로 지원한 것에 비해 순천여중에는 정원 87명에 겨우 26명이 지원하는데 그쳐 원거리 거주 학생이 순천여중에 강제 배치되는 사례도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역에 따른 학생수 쏠림과 남녀공학 선호 현상에 따라 20개 교실을 갖고 있는 이수중의 경우 9개 반이 편성.운영중이어서 나머지 11개 교실이 공실로 남아 있다.

17개 교실이 있는 순천여중은 9개 학급이 편성돼 사용 중이고 나머지 8개 교실은 놀리고 있으며 21개 교실을 소유한 동산여중은 12학급 편성에 9개 교실이 주인을 잃고 텅 비어있다.

이같은 교육적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순천교육청과 학부모회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을 상대로 의견수렴을 거치고 공론화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

순천교육청이 남녀공학 추진 대상 3개 중학교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수렴 결과 예비학부모와 동문들의 경우 남녀공학 추진에 70~90%까지 높은 찬성율을 보였다.

교사들의 경우 순천여자중학고 교사들이 낮은 찬성률(19%)을 보였을 뿐 이수중과 동산여중의 교사들은 65~77%로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이에 반해 현재 재학 학생과 학부모들은 찬성율이 14~4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는 일반 시민들과 교직원의 경우 교육적 문제점에 공감하고 남녀공학에 높은 찬성을 보였다.

이에 반해 재학생과 이들 학부모의 경우 현 상황에 별다른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거나 갑작스런 남녀공학이 됐을 때 분위기 변화에 우려를 표시한 것이란 분석을 낳고 있다.

순천시교육청은 여론수렴 결과를 토대로 순천학부모교육협의회 차원에서 공론화 과정을 더 거치고 남녀공학에 따른 화장실 증축 등에 소요되는 예산을 상반기 추경에 요청하는 한편 오는 5월 중에 각 중학교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남녀공학 개편 신청서를 전남도교육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같은 추진 일정이 순조로울 경우 내년도(2024학년도)부터 이들 3개 중학교 남녀공학을 시행하고 늦어도 2025학년도를 데드라인으로 잡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순천시교육청 이대근 행정지원과장은 "인근 광양시의 단성 중학교가 2개교가 올해부터 남녀공학으로 개편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남녀공학 개편은 보편적인 추세"라고 설명하고 "교육여건 개선과 남녀공학에 대한 높은 여론 등을 감안해서 3개 중학교에 대한 개편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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