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에는 드론 10억 대 상용” 미래의 게임 체인저? 드론!

권이현(외부기고자) 2023. 2. 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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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 싱크탱크 다빈치연구소 소장,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박사. 그는 우리가 궁금해 하는 미래의 모습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한다. 그가 예측한 미래는 많다. 일테면 2030년까지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고 또 2030년에 뉴스의 90%를 컴퓨터가 쓸 것이며 빅데이터가 의사의 80%를 대체한다는 것 등이다. 그러면서 그는 2030년에는 전 세계에 약 10억 대의 드론이 하늘을 누빌 것이라 예측했다.
(사진 픽사베이)

#1 지난해 12월26일 북한의 무인기 5대가 서울, 경기, 인천 북부지역 영공을 침입했다. 군은 이를 확인하고 김포공항, 인천공항에 대한 이륙 중지를 요청, 전투기와 헬기를 출격시켰으며 대공포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북한의 무인기 중 단 한 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이 5기의 무인기 중 한 대는 서울 상공까지 들어왔다가 북으로 돌아갔으며 강화도 인근 상공에 나타난 무인기 4대는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군의 대응에 심한 우려를 나타냈고 국민들의 불안감 역시 커졌다. 북한의 무인기 침범은 2017년 6월9일, 경북의 상주 사드 기지 상공에 침범했던 사건 이후 5년여 만이다. 당시 북한은 사드 미사일 기지 일대를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2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과 피오리아의 월마트 매장. 이곳에서는 지난해 12월15일부터 드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물론 배송 가능 거리는 짧다. 매장에서 약 1.6km 이내의 고객이 대상이고 배송 시간은 약 30분 이내, 무게 약 4.5kg 이하만 가능하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고객의 집에 드론이 케이블로 물품을 내려놓는 방식이다. 배송료는 3.99달러로 배송 가능 상품은 약 1만 개 이상이라고 한다. 월마트의 드론 배송은 애리조나주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11월에 아칸소주를 비롯해 텍사스, 유타, 버지니아, 플로리다 등 총 23개 도시, 34개 매장에서 이 서비스를 도입해 약 400만 명의 고객이 드론 배송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3 지난해 9월 매일경제신문사 주최의 제23회 세계지식포럼에서 김덕기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향후 벌어질 전쟁에 대해 예측했다. 그는 “이번 우크라이나전을 통해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무인전투기(UCAV)와 드론이 미래 전쟁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특히 이번 전쟁에서 ‘군사용 드론’의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었다”고 밝혔다.

군사적 용도로서 발달한 드론

(사진 픽사베이)

전술한 세 가지에서 공통적인 키워드는 무인기, 드론이다. 통칭 무인기는 말 그대로 ‘조종사가 타지 않는 비행물체’를 뜻한다. 드론 역시 마찬가지다. 드론은 무선전파로 조종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를 뜻한다. 해서 무인기는 통칭 드론으로도 불린다. 문득 한 영화가 생각난다. 2019년 개봉한 ‘엔젤 해즈 폴른’이다. 제라드 버틀러와 모건 프리먼 주연의 이 영화는 미국 대통령 비밀경호국의 배닝(제랄드 버틀러)과 대통령 트럼블(모건 프리먼), 그리고 배닝을 모함에 빠뜨리고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테러집단을 다룬 액션 영화이다. 이 영화를 주목하는 것은 트럼블 대통령이 휴식을 위해 호수에서 낚시를 하는 장면에서다. 비밀경호국은 주변을 물샐 틈 없이 검색하고 경호에 임한다. 당연히 전자 방해파도 발사한다. 배닝이 트럼블 대통령에게 이제 경호원에서 퇴직하겠다고 말하려 하는 그때 숲속에서 수십 개의 드론이 날아든다. 이 공격과 자폭 겸용의 드론은 대통령 경호국의 경호시스템을 무너뜨리며 차례로 경호원들을 제거한다. 사실 이 부분이 필자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최고의 장면이다. 무선전파로 조종되는 드론들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목표물을 식별해가며 공격한다. 음모의 대상자인 배닝을 살려야 하기에 드론은 배닝에게 달려들다가도 회피 비행을 할 정도이다. 필자는 당시 영화를 보면서 순진하게도 이 장면이 IT기술과 할리우드의 CG가 결합된 화면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드론의 기술적 발달과 그 속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올림픽이나 국제 행사에서 군집 드론이 멋진 장면을 연출하는 것은 이미 놀라운 기술도 아니다.
드론의 용도는 다양하다. 미디어, 기후, 정찰, 통신중계기, 배송 등등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발달의 속도가 빠른 분야는 단연 군사 분야이다. 미국은 이미 2010년에 파키스탄과 예멘에 122번의 드론 공격을 시도해 당시 2000~3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주목할 점은 ‘사상 최초의 드론 전면전’이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과 우크라이나 역시 미국제 ‘스위치블레이드 300’과 튀르키예의 ‘바이락타르 TB2’라는 드론 전쟁이라는 것이다. 튀르키예의 바이카르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바이락타르 TB2 드론은 특히 탱크와 장갑차 등 러시아 기계화부대에게 치명적 타격을 입혔다. 특히 전 세계의 군사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점은 드론의 효율성이다. 조종사 손실이 없다는 점과 무엇보다 값싼 비용을 들 수 있다. 이란제 샤헤드–136의 가격은 대당 약 2만 달러이다.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강의 전투기 F22랩터의 대당 가격 4000억 원에 비하면 그야말로 헐값으로 극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무기인 셈이다.
미국 역시 우크라이나에 쏟아붓는 막대한 전비에 부담을 느껴 비싼 전투기나 미사일이 아닌 소형 자폭 무인기 스위치블레이드 700여 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이제 전쟁은 전자전, 그야말로 무인기와 드론으로 하는 전쟁이 되었고 군인들은 컴퓨터, 모니터, 통신장비를 갖춘 벙커에서 드론을 조종한다. 마치 전쟁이 게임처럼 생각될 정도이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격용 드론은 ‘침묵의 암살자’, ‘하늘 위 저승사자’라 불리는 미국의 MQ-9 리퍼이다. 리퍼 드론은 무게 4.7t, 시속 480㎞, 항속거리 5900㎞이며 고도 15㎞에서 비행이 가능하다. 헬파이어 미사일, 레이저 유도 폭탄을 장착한 드론은 14시간 비행 능력이 가능하다. 고도에서도 정밀 탐지와 정밀 타격이 가능한, 그야말로 무인전투기이다. 이 리터가 처음 쓰인 것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다. 당시 리퍼의 작전을 조정한 것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부가 아닌 미국 본토의 사령부였다고 한다. 무려 수천 km가 떨어져 있어도 원격조정이 가능한 놀라운 무기이다. 미군은 이를 사용해 2018년 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 바그디디와 2020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솔레이마니를 암살해 그 위력을 보여주었다. 이 리퍼는 현재 일본에 배치되어 한반도와 대만을 위협하는 북한과 중국에 경고를 보내는 미국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 역시 무인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칭 전력에서 한국에 열세를 보이고 있는 북한은 오로지 핵 개발과 함께, 노후화된 고물 전투기가 대부분인 공군의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약 1000여 대의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 무인기에 폭탄이나 생화학 무기가 탑재되어 우리를 공격한다면 핵과 더불어 우리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드론의 시작과 용도의 다양성

드론 개발의 시작은 1916년으로 본다. 당시는 무인 비행체가 비행해 목표물을 타격한다는 원리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드론이란 명칭이 생긴 것에는 몇 가지 설이 있다. 영국은 1935년 훈련용 비행기를 원격조종기로 개조해 ‘여왕벌’이라 명칭했다. 하지만 이 명칭이 영국 여왕을 상징한다고 해 수벌을 뜻하는 ‘드론’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또 하나는 드론이 날 때 내는 윙윙 소리가 벌이 날아다니며 내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 드론이라고 했다는 설도 있다. 이때부터 드론의 개발은 군사목적용이었던 것이다. 그 용도에 처음 사용된 것은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할 때였다.
드론의 종류는 용도, 크기에 따라 실로 다양하다. 크기만 해도 우리가 집에서 조종할 수 있는 25g의 소형부터 무려 1만2000kg에 40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한 초대형도 있다. 이 드론의 군사적 장점은 무엇보다 효율성이다. 일단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아 조종사 양성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현대의 전투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조종사의 생존 장치. 이 장치를 탑재하지 않는 덕에 기존 전투기보다 더 작은 크기에서도 고성능을 낼 수 있고 여유 공간에 각종 무기와 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군사용으로 개발되었지만 드론은 민간 혹은 상업용으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무인기 특성상 재해 지역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즉 정찰, 배송, 통신은 물론이고 실종자 수색, 부상자 수송, 태풍이나 토네이도의 기상 관측, 동물의 분포와 이동로 추적, 극한의 지역에서도 비행이 가능하고, 험준한 지형과 화산 지대 등에서도 탐사가 가능하다. 미디어에서도 그 용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영화나 방송 촬영에서 드론은 위력을 발휘한다.
1986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에서 폭발이 있었다. 그 후 이 일대는 인간이 들어설 수 없는 금역의 땅이 되었다. 미국 CBS방송은 드론으로 체르노빌 원전 일대를 촬영해 아직도 회복되지 못한 체르노빌의 현장을 우리가 실제로 직접 보는 듯한 영상으로 방송했다.
현재 우리 일상에 드론이 가장 가깝게 다가 온 것은 배송 수단으로서다. 특히 미국의 세계적 IT기업들의 주도로 드론의 일상화, 생활화가 점점 실용성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윌마트는 물론이고 알파벳의 드론 자회사인 윙에서도 지난해 4월부터 배송 수단으로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 윙은 의약품 업체 윌그린스, 아이스크림 업체 브루벨 크리머리와 함께 배송을 시작했다. 윙에서 사용하는 드론은 무게 5.2kg으로 약 1kg의 물건을 싣고 10km 이내의 고객에게 직접 배달이 가능하다. 또 아마존은 12km 비행이 가능한 배송용 드론 MK27-2를 개발, 현재 활용하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드론의 상용화가 미비한 실정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우선 법적 분류에서 드론은 배송 수단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도심의 고층빌딩은 물론이고 서울 등 대도시의 주거 공간이 고층 아파트라는 점도 드론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우리나라의 안보 특성상 비행 금지 구역 역시 많다. 시험 비행의 규제 완화, 기술 개발과 연구단지 개발 등도 점차 필요하다.
미국처럼 공간이 넓은 단독 주택 위주의 주거 공간이 아니기에 일정 장소에 드론 배송지를 만드는 작업도 필요하다. 드론의 상업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은 많다. 드론은 무인으로 조종을 하기에 이를 컨트롤할 수 있는 일정 공간이 필요하다. 드론 이륙, 비행, 착륙, 복귀 등을 전부 조종하고 모니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드론은 도심 환경 못지않게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강풍이나, 비, 폭설 등에 아직은 취약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드론 상용화에서 가장 주의할 부분은 해킹 부분이다. 드론은 전자 제품이다. 해서 해킹 역시 가능하다. 만약 상용화된 드론이 테러 집단에 의해 해킹을 당해 불온한 목적으로 쓰일 수 있고 그에 따른 피해는 우리의 상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

드론의 중심, 인공지능과 자율 주행

(사진 픽사베이)

세계 드론 시장의 규모는 크게 군사용과 상업용으로 나뉜다. 군사용은 정확한 통계가 불가하다. 상업용으로 보면 드론의 최대 사용 및 점유율 강국은 단연 미국이고 제조 및 판매에서는 중국이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드론 서비스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에는 약 30조 원, 2023년 340억 달러, 2026년 418억 달러, 그리고 2030년에는 약 560억 달러로 예상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 내 점유율 1위는 중국의 DJI사가 76%, 인텔 4%, 중국의 유닉이 3%, 프랑스 패럿이 2%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DJI사는 미국 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 드론 시장에서도 그 비중이 거의 독점적이다. 2006년 26살의 중국인 청년 왕타오가 설립한 DJI는 설립 10년 만에 기업 가치 100억 달러의 ‘드론계의 애플’로 불리며 세계를 석권하고 있다. 물론 DJI를 비롯한 중국계 드론사들의 장점은 드론의 생산과 판매 등 주로 하드웨어 부분이다. 반대로 드론 소프트웨어의 기술 원천에서는 미국이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에 이어 드론에서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드론 스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한 미국 피그마사를 통해 중국 DJI에 기술 제공을 금지했다. DJI도 그동안 기술 자립을 위해 연구를 지속해 일정 타격은 있겠지만 성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맥킨지의 자료에 의하면 상업용 드론의 배송 건수는 세계적으로 2020년 14만6000건에서 2022년 140만9000건으로 약 10배가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드론 시장 규모 역시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2016년 704억 원에서 2021년에는 4845억 원으로 성장했다. 세계 10위권이다. 하지만 시장의 규모뿐 아니라 기술, 제조, 운용 등에서는 아직 미비하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해서 정부는 2025년까지 우리나라가 세계 드론 시장 7대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상용화 모델 20개 발굴, 1조 원을 투입해 드론 강국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 세계의 드론 전문가들은 향후 드론과 무인기 시장을 석권해 ‘드론 강국’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두 가지를 든다. 바로 자율 주행과 인공 지능이다. 아직까지 드론은 기술과 해킹에 의한 위험도를 감안해 완전한 자율주행이 아닌 컨트롤타워에서 인간이 조종하고 있다. 이를 인공 지능을 탑재하고 완벽한 자율 주행 성능을 갖춘 드론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드론의 상용화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다. 해서 세계적인 IT기업들이 이 드론 전쟁에 뛰어드는 것이다.

이제 머지않는 미래에 우리는 지금 서울을 누비는 ‘배달 라이더’ 대신 드론으로 모든 것을 받아보는 시대가 될 것이다. 아마 그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짧을 수도 있다. 이제 인간의 상상은 산수급수적이고 기술의 발달은 기하급수적인 된 시대이다. 드론이 군사적 용도에서도 가장 위험한 신병기로 등장한 것처럼 우리 생활에서도 드론은 모든 것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임은 틀림없다.

글 권이현(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5호 (23.2.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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