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에 고전 걸작 사들이는 미술관들
루벤스는 331억원 낙찰되고
런던 내셔널갤러리, 라익스 등
미술사 명작들 대거 매수해
세계적인 미술관들이 미술 시장의 조정세를 기회로 고전 걸작(Old Master)들을 사들이고 있다. 1월 말, 나란히 뉴욕에서 열린 양대 경매사의 고전 경매가 나란히 기록적인 수익을 거뒀다. 이틀간의 경매를 통해 피터 폴 루벤스, 안토니 반 다이크 등의 명작들이 새 주인을 찾았고, 미술관에서도 여러점을 쓸어담았다. 최근 초현대미술 부문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검증된 고전 시장은 대비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1월 25일 크리스티는 수요일 J.E. 사프라의 컬렉션을 1850만 달러, 고전 경매의 주요 작품을 4420만 달러에 완판시키며, 75점의 경매를 통해 6280만 달러(772억원)를 벌어들였다. 이튿날인 26일 소더비 뉴욕도 피쉬 데이비슨(Fisch Davidson) 컬렉션 10점이 496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등 고전 경매에서 총 8660만 달러(1066억원)를 팔아치웠다. 미술전문지 아트넷은 “작년 12월 런던 고전 경매에서 총 56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걸 감안하면 좋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크리스티 올드 마스터 페인팅의 대표 프랑수아 드 푸르테도 “올드 마스터 시장의 깊이와 힘을 보여주다”고 자평했다.
이번 경매를 통해 런던 내셔널갤러리는 15세기 이탈리아 화가 베르나르도 카발리노의 ‘성 바르톨로뮤’를 약 48억원에 구입했다. 라익스뮤지엄은 윌리엄 다니엘즈 판 테트로데의 17세기 초 청동상을 약 18억원에 낙찰받았다. 클리블랜드 미술관도 조반니 바티스타 포기니의 ‘마르시아스를 죽이는 아폴로’를 약 11억원에 샀고, 안나 도로테아 테르부쉬의 ‘촛불을 켜고 책상에 앉아 있는 과학자의 초상화’도 약 5억원에 구입했다. 스톡홀름 국립박물관도 렘브란트의 제자가 그린 ‘책 앞에서 잠든 청년의 그림’을 약 12억원에 구입했다.
소더비 경매에서는 피터 폴 루벤스의 ‘세례 요한의 머리를 든 살로메’가 그의 경매가 중 세번째로 높은 가격인 2690만 달러(331억원)에 낙찰되며 이번 경매 주간의 최고가 기록을 썼다. 이변의 낙찰이 많았다. 르네상스 시대 초상화가 브론지노의 ‘왼쪽을 향한 남자의 초상’(1527)이었다. 추정가의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인 1070만 달러(132억원)에 팔렸다. 자코피노 델 콩테의 작품이라고 추측됐지만, 브론지노의 작품으로 밝혀지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앤서니 반 다이크의 ‘성 제롬을 위한 연구’(1615~1618)는 불과 20여 년 전, 뉴욕의 농장 헛간에서 새똥에 덮힌채 발견된 작품이었다. 인근의 컬렉터 앨버트 B 로버츠가 600달러에 산 이 그림은 반 다이크의 작품으로 밝혀지면서 5125배가 오른 308만 달러(38억원)에 팔리는 ‘대박’이 났다.
뉴욕의 딜러 로버트 사이먼은 “고전은 새로운 구매자와 경험이 풍부한 구매자에게 모두 매력적이다. 예술가의 작품이 수세기 동안 박물관 벽에 걸려있다면, 예술가가 발견되어 호평을 받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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