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하루 만에 연합공중훈련으로 확장억제 실행력 현시···안보 우려 해소 효과는 얼마나?
최선의 방책인지는 의문”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논의한 지 하루 만에 한·미가 올해 첫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F-22와 F-35 스텔스 전투기 등 전략저선 전개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한 지 하루 만에 미국 측 B-1B 전략폭격기 및 F-22·F-35B 전투기가 참여한 연합훈련에 나선 것이다.
국방부는 2일 한·미 공군이 전날 미 전략자산 전개 하에 올해 첫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면서 훈련에는 한국 측 F-35A 전투기와 미국 측 B-1B 전략폭격기 및 F-22·F-35B 전투기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서해 상공에서 시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합훈련에 투입된 미측 전력 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훈련 사진으로 볼 때 B-1B 2대와 F-22, F-35B 수 대가 참가한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훈련은 전날 정오쯤 진행됐다. 훈련이 끝난 뒤 B-1B는 미 본토로 복귀하지 않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폭격기기동군(BTF) 임무를 위해 괌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B-1B, F-22, F-35B의 한반도 동시 출격은 이례적이다. F-22의 한반도 전개가 공개된 것은 2018년 5월과 작년 12월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해 12월에는 F-22와 미국 전략폭격기 B-52H가 한반도에 전개됐다. F-22는 스텔스 전투기로 적에게 포착될 가능성은 줄이면서 장착된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로 원거리에서 여러 목표물을 정밀하게 탐지·추적할 수 있다. 최첨단 전자전 장비 등을 탑재해 현존 최강 전투기로 꼽힌다. 뛰어난 스텔스 성능을 바탕으로 북한군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고 북한 주요 전략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핵심 전략 무기로 꼽힌다. 최대 속도 마하 2.4(음속 2.4배)로 오산 등에서 이륙할 경우 약 7분 만에 평양을 타격할 수 있다.
B-1B는 저공 고속 침투 목적으로 개발돼 최고 속도 마하 1.25(음속 1.25배)로 비행하며 1만2000㎞에 달하는 최대 항속거리를 가진다. 폭탄 탑재 중량은 56.7t에 달해 미국 B-52, B-2는 물론 45t의 러시아 Tu-160 등 다른 주요 폭격기보다 월등히 많다.
이번 연합공중훈련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강력하고 신뢰성 있는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최근 미국의 확장억제가 한반도 유사시에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전술핵 재배치에 이어 자체 핵무장에 대한 여론이 힘을 얻는 것을 의식한 행보로 읽힌다. 훈련에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진행된 한·미 국방장관회의에서 오스틴 장관은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과 관련해 “철통같다”라는 강한 표현까지 썼다.
다만 이 같은 미국의 연이은 행보가 한국 내 안보 우려를 완전히 해소시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통화에서 “이날 한·미 연합훈련은 한국 내 안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확장억제 공약이 확고하다는 것을 현시한 것이지만 이같은 전략이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에 대한 최선의 방책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고 밝혔다. 과거 북한은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된 상황에서는 도발을 자제했지만 최근에는 즉각적이고 비례적 대응으로 응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이 동해 훈련을 하자 북한은 전투기를 대거 동원해 공중 무력 시위를 벌였고 11월에도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반발한 군사작전을 통해 동·서해로 30여발의 미사일을 쐈다.
당장 북한은 2일 오전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오스틴 장관이 ‘전략자산을 더 많이 전개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그 어떤 군사적 기도에도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원칙에 따라 초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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