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불당동 677대 주차장 화재' 파기이송심서 세차직원 금고 3년 구형

지난 2021년 8월 11일 오후 11시 9분 쯤 화재가 발생한 천안 불당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불에 탄 차량이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대전일보 DB

[천안]천안 불당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담뱃불을 붙이려다 LP가스를 폭발시켜 화재를 낸 출장세차업체 직원에 대한 파기이송심에서 검찰이 금고 3년을 구형했다.

2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형사2단독 심리로 열린 파기이송심에서 검찰은 업무상과실 혐의로 기소된 출장세차업체 직원 A씨(32)에게 금고 3년을, 같은 혐의를 받는 출장세차업체 대표 B씨(36)에게는 금고 2년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기존 1심의 공소사실을 변경하지 않고 제출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대전고등법원이 직권으로 대전지법 천안지원 합의부의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천안지원 단독 재판부로 이송됐다. A씨 등이 받는 업무상 과실 폭발성 물건 파열 등의 혐의는 합의부가 아닌 단독 판사가 심의해야 할 사항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사건은 1심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다.

검찰의 공소요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1년 8월 11일 천안 불당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스팀세차 기기의 전원과 가스 밸브를 차단하지 않은 채 라이터 불을 켜 가스가 폭발하게 화재를 일으켰다. 이 화재로 차량 677대와 주차장 1만 9211㎡ 피해를 입혔다. B씨는 세차차량의 실소유주로서 LP가스를 차량에 설치했으며 가스누출 점검하지 않고 직원에게 안전 교육을 성실히 하지 않은 혐의다.

A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면서 "피해를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 피해 변제금액이 막막하지만 열심히 갚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씨의 변호인은 A씨가 전신에 심한 화상을 입었으며 사건 이유 외상스트레스장애와 틱장애를 겪는 점, 개인이 배상하기 사실상 어려운 금액인 점 등을 들어 선처를 구했다. B씨 측은 사건 차량은 A씨가 단독관리하는 차량이며 LP가스 안전메뉴얼을 지급하진 않았지만 세차시 밸브 잠금 등 사용법을 숙지토록 했다고 공소사실 중 일부를 부인했다. B씨의 변호인은 "사업을 잃었으며 보험 구상권 청구가 오고 있다"며 "평생 일해도 안돼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고는 오는 16일에 진행된다.

한편, 화재 당시 초동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소방시설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C씨(63)과 관리업체 D사는 법리를 다시 다투게 됐다. C씨 측 변호인은 C씨의 신분을 소방관계인인 아닌 D사의 종업원으로 변경을 요청했다. D사 측은 C씨에 대한 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D사는 1심 당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었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4월 13일 속행한다.

직권파기된 1심에서 재판부는 A씨에게 금고 1년 6개월, B씨에게 금고 1년 집행유예 2년, C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D사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