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는 지구상 모든 것 연결...새로운 디지털 세상 구현"
(지디넷코리아=박수형 기자)“앞으로의 새로운 네트워크는 사람들이 있는 곳만이 아니라 수십억 개 디바이스가 어느 곳에 있더라도 연결이 이뤄지는 게 6G 통신의 비전이다.”
노키아에서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지역의 CTO 직을 맡고 있는 테렌스 맥케이브는 최근 기자와 만나 “6G 통신의 가장 큰 특징은 어디에서나 연결되는(Connectivity every-where)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가장 빨리 5G 통신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에서도 겨우 3년여가 지났고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는 5G 시대로 넘어오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기술 방식의 통신서비스가 필요한지 의문이 남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주요 선진국들은 6G 통신 기술 개발에 착수했고 패권 경쟁의 모습까지 연출되고 있다.
“6G, 만물이 연결돼 디지털 신세계 구현”
테렌스 맥케이브 CTO는 “5G 통신에 기대했던 것보다 부족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다”라며 “5G를 통한 새로운 활용 사례는 실험실 수준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더 많은 5G 통신의 경험이 6G에서는 더욱 고도화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노키아는 6G란 기술 발전을 두고 속도만 쫓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잠재적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디지털 접근권과 같은 문제들, 누구나 동등하게 디지털 세상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 ESG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6G의 비전이 어디에서나 연결되는 통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맥케이브 CTO는 “현재 한국에서 5G 통신이 인구 대비 99%의 커버리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도심 지역이나 주요 교통시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구축됐고, 국토 대부분은 통신 전파가 도달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깊은 산 속에도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구축해 수십억 개의 센서가 산에서 화재를 감시하고 센서로 받은 정보를 통해 디지털 공간에 산과 같은 자연환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디지털트윈을 만들 수 있다”며 “기존 스마트폰을 통한 통신이 아니라 6G에서는 센서를 통한 통신이 많이 논의되기 떄문에 실제 물리적으로 맞닿은 것이 아니라 증강현실 안에서 새로운 연결성의 경험이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6G는 지표면만이 아니라 지상 모든 곳곳에서 연결되는 통신”이라며 저궤도 위성(LEO)을 통한 위성통신을 더해 공중으로 확장된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시사했다.
증강 인간성(Augmented humanity)을 6G 통신의 키워드로 내세운 점도 눈길을 끈다.
맥케이브 CTO는 “증강 인간성이 구현되면 디지털 세계에 사람이 투영돼 여러 가지를 할 수 있게 되는대 대표적으로 메타버스를 꼽을 수 있다”며 “예컨대 디지털 헬스케어 측면에서 통신이 이뤄지는 다양한 센서를 신체에 장착하면 메타버스 안에서 또 다른 내가 생기고 센서 정보를 바탕으로 병원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센싱 데이터로 진료하는 것들이 증강 인간성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韓, 통신 리더십 의지 강력해”
네트워크 기술 측면에서 한국의 위치를 특별하게 바라봤다.
맥케이브 CTO는 “APJ 지역의 CTO로서 기술 비전을 고객사와 정부 규제 당국자와 공유하고 있다”며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통신산업의 리더십이 뛰어난 국가로 5G를 가장 먼저 도입하고 음성LTE(VoLTE)도 빠르게 대응했고 6G에 대한 야망도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민관이 함께 미래 네트워크 기술개발과 투자에도 빠르게 나선 편이지만, 최근 28GHz 네트워크 투자에 관련해서는 사상 첫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하고 신규사업자 지원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맥케이브 CTO는 “무엇보다 정부가 정책을 유연하게 펼쳐나가는 점이 놀라웠다”며 “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한 도움이 될 것이고, 특히 6G 시대로 나아가는 데 초고주파(mmWave)는 큰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mmWave 활용은 사업자마다 다르고 주로 핫스팟 용도 외에 유선 인프라가 충분치 않아 고정형 무선통신(FWA)으로 활용하는데 한국이 참고할 사례는 아니다”라며 “일본도 아직 활용 사례가 충분한 편은 아니지만 특화망(이음5G) 도입이 한국보다 빠르게 이뤄졌고 주로 스마트시티나 산업용 사설망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mWave 투자 활성화 해법으로 뉴트럴 호스트(Neutral host)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뉴트럴 호스트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형태로 통신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지 않으면서 네트워크 인프라만 전문적으로 구축하고 제공하는 방식을 뜻한다.
맥케이브 CTO는 “28GHz 대역은 전국망을 구축하기에 사실상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 불가능하고 통신사별로 투자가 중복되는 점도 부담일 수 있다”면서 “뉴트럴호스트를 통해 무선망을 공유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투자비의 과다 지출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국내서 통신 3사가 5G 농어촌 공동망을 구축하고 권역 별로 로밍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처럼 향후 초고주파 대역의 투자에서도 협업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키아 “6G 협력 이어가겠다”
노키아는 6G 기술개발과 비전 수립에 대한 협력을 뜻을 분명히 했다.
최근 핀란드의 티모 하라카 교통통신부 장관이 한국을 찾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디지털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노키아는 이 자리에 참여해 국내 학계, 산업계와 협력을 도모했다.
맥케이브 CTO는 “핀란드 교통통신부 장관과 이틀 동안 대학과 표준화 기관, 연구기관, 한국에 있는 기업들과 회의를 하면서 이 과정에서 6G 개발과 관련해 양국 간의 공동 개발 논의가 있었다”며 “노키아는 핀란드에서 6G 개발의 가장 큰 파트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장관이 협력키로 한 정책 분야는 6G, 양자기술, 우주 분야 등으로 모두 미래 네트워크에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점이 이목을 끈다.
맥케이브 CTO는 또 “노키아는 글로벌 협력 차원으로 보면 헥사엑스(Hexa-X) 같은 곳에서 6G 아키텍쳐 구현을 위한 논의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10년마다 새로운 통신 기술의 등장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노키아는 3년 전부터 한국과 협력 논의를 시작했고 연구자 교환 프로그램 이야기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통신업계에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오픈랜(Open-LAN, 개방형 무선접속망)을 두고 틈새 시장(니치 마켓)을 대응할 수단으로 꼽았다. 통신 기술과 시장이 성숙도가 높아질수록 작고 다양한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이유다.
맥케이브 CTO는 “오픈랜이 기존에 구축된 네트워크를 모두 다 교체하진 않을 것”이라며 “최근 한 시장조사업체가 오픈랜의 지출 비중이 빠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한 부분은 동의하는데, 네트워크의 확장이나 사용 사례를 늘려갈 것이란 점에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별로 상이한 주파수 대역을 쓰거나 출력을 달리 갖추처야 하는 경우, 또 대량의 설비가 요구되지 않는 틈새 시장에서는 오픈랜이 크게 일조할 것”이라며 “초기에 일반적으로 대량 생산되는 제품군으로 네트워크를 빠르게 구축하지만 추가적인 개별 투자에서 오픈랜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표준화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수형 기자(psoo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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