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6명이 넷플릭스 ‘공유중’… 제한시 ‘구독취소’ 할까 [뉴스+]

조성민 2023. 2. 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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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아닌 사람의 디바이스에서 로그인 시 인증 요청 가능”
넷플릭스 서비스 이용약관은…“계정 공유는 가구 내로 제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서 ‘공유 제한시 구독 취소’ 42.5%
남미에서는 공유 제한 이후 ‘#안녕넷플릭스’ 등 반발 이어져

“계정 공유 가능하다고 해서 가입했는데 화가 납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8)씨는 최근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설 것이라는 기사를 보고 이같이 반응했다. 지방에 사는 가족들과 함께 넷플릭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그는 2일 “애초에 여러명이 사용할 것을 전제로 한 서비스 아니었나”라며 “혼자 쓰는 저렴한 요금제를 따로 만들어주던가…”라고 토로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넷플릭스가 1일 공개한 계정 공유 금지안에는 “회원의 계정이 회원의 가구 구성원이 아닌 사람의 디바이스에서 로그인되거나 계속 사용되는 경우, 해당 디바이스가 넷플릭스 시청에 이용되기 전에 회원에게 이를 인증하도록 요청하거나 회원의 넷플릭스 이용 가구로 변경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돼있다. 가족이 아니라 가구를 기준으로 하기에 따로 떨어져서 사는 가족의 경우 단속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넷플릭스는 최근 올해 1분기 중에 계정 공유 금지 및 추가 과금 정책을 세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장 시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넷플릭스는 진화에 나섰지만, 조만간 한국에서도 계정 공유가 제한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넷플릭스가 그동안 계정 공유를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이라며 선전해 왔기에 사용자들의 반발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아르헨티나,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도미니카 공화국,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등 남미에서 계정 공유 시 추가 과금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10명 중 6명이 넷플릭스 공유 중인 한국

한국에서는 약 10명 중 6명이 넷플릭스를 ‘공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9월 내놓은 조사에 따르면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 991명 가운데 41%만이 자신이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비율은 티빙(73%), 웨이브(74%), 디즈니플러스(68%) 등 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보다 높은 수준이다. 앞서 넷플릭스가 글로벌 이용자 수(약 2억여가구) 가운데 절반정도가 계정 공유를 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비교해도 한국에서 계정 공유는 상대적으로 활발한 편이다.

특히 그동안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에 제한을 두지 않았기에 국내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4인팟’(4인 파티)을 구해 비용을 분담하는 등 ‘편법’이 만연해왔다. 링키드, 피클플러스, 벗츠, 공유넷 등 계정 공유를 중개하는 앱(혹은 사이트)은 공공연히 넷플릭스 4인팟을 주선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넷플릭스 측은 이같은 이용행태가 서비스 이용약관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공개한 주주 서한에서 “계정 공유는 비즈니스 구축뿐만 아니라 투자를 통해 회사를 개선하는 장기적인 능력을 약하게 한다”며 “1분기 후반 계정 공유 유료화 조치를 광범위하게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이용약관은 (계정 공유를 통한) 넷플릭스 사용을 가구 내로 제한한다”고 강조했다.

OTT 서비스가 다양해진 지금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제한이 ‘구독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2021년 11월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본인 명의로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이용자 120명 중 42.5%가 ‘계정 공유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면 구독을 취소하겠다’고 답했다. ‘추가 비용을 내겠다’는 이용자는 24.2%였다.

美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넷플릭스 본사. 연합뉴스
◆넷플릭스 공유 제한 남미에서는

넷플릭스는 지난해 3월 계정 공유 요금제를 처음으로 출시하고 칠레 등 남미 국가에 시범 적용했다. 가구 구성원이 아닌 제삼자에게 계정을 공유할 경우 1인당 2~3달러를 추가 지불하는 구조다. 계정 소유자의 IP 주소 및 계정 활동 등으로 동거 가족과 제삼자를 구분하는 방식이다. 여러 기기에 같은 계정으로 로그인할 경우 인증 절차도 거쳐야 한다.

이같은 제도 변경으로 남미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특히 휴가지에서도 2주 이상 체류하게 될 경우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허점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가입자는 여행 중이거나 다른 장소를 방문하는 동안에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는 제한 없이 시청할 수 있지만, TV에서 스트리밍 할 경우에는 2주 동안만 추가 비용 없이 이용 가능하다.

남미가 시범 적용 대상이 된 이유로는 계정 공유가 특히 만연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초 넷플릭스는 치열한 경쟁과 풍부한 계정 공유로 인해 1분기에만 약 20만명의 구독자를 잃었다고 밝힌 바 있다. 남미에서는 공유 요금제가 시행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안녕넷플릭스’(ChauNetflix) 등 넷플릭스 구독을 취소하겠다는 게시물이 잇따르기도 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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