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로와 회복탄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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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한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우리 사회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우리 구는 일 년에 몇 차례 대규모 축제가 열릴 때를 제외하고는 한산한 연세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난해 9월 서울시에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건의했고, 올해 1월20일부터 9월30일까지 8개월여 동안의 차량 통행 정상화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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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한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우리 사회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는 근래 널리 쓰이는 ‘회복탄력성’이라는 말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 실패와 좌절을 겪고 주저앉는 대신 역경을 극복하려는 심리적 태도를 뜻하는데, 개인뿐 아니라 우리 사회공동체에도 꼭 필요하다. 회복탄력성이 높다면 거센 파고에도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는 지난 3년여간의 코로나19와 금리 인상, 생활 물가 상승, 무역수지 적자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경제 전망이 어둡다. 경기 침체가 길면 길수록 국민의 생활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지난해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연구에 따르면 연세로가 위치한 신촌동의 경우, 개업 점포의 최근 5년 생존율이 서울시 평균은 물론 서대문구 14개 동 중 가장 낮은 32%대였다. 이는 개업하고 5년 동안 점포를 유지하는 가게가 10곳 중 3곳 정도뿐이란 뜻이다. 이마저도 폐업 비용이 많이 들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점포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이런 연세로의 현실을 외면한 채 변화나 전환을 위한 시도 없이 기존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은 구청장으로서도, 실무를 담당하는 구청 공무원으로서도 어렵지 않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2014년 서울시로부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울 지역 유일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된 이후 서서히 활기를 잃어가는 곳에 터 잡은 상인과 주민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이를 외면하고 그간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구청장의 직무 유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지역에 대해 그간 상권 침체로 인한 상인들의 차량 통행 허용 민원, 우회 차량의 골목 통행 증가에 따른 주민들의 보행 안전 및 소음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우리 구는 일 년에 몇 차례 대규모 축제가 열릴 때를 제외하고는 한산한 연세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난해 9월 서울시에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건의했고, 올해 1월20일부터 9월30일까지 8개월여 동안의 차량 통행 정상화를 이끌어냈다. 6월 말까지 신촌 연세로 ‘상권 모니터링’과 9월 말까지 ‘교통 모니터링’, 그리고 분석을 거쳐 최종 운영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연세로에 승용차가 다시 통행하게 된 것을 보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로, 지금의 차선과 보도 폭이 그대로 유지돼 보행자를 위한 공간이 축소되지 않는다. 과속단속카메라, 보행자 방호울타리, 간이중앙분리대 등의 안전장치도 강화했다. 교통신호체계도 변화가 없어 대중교통전용지구 시행 이전에 비해 통과 차량이 42% 감소할 전망이다.
버스킹이나 중급 규모 이하의 축제는 신촌플레이버스 앞 스타광장이나 명물길 보행자쉼터, 신촌 파랑고래 앞 창천문화공원, 보도 등에서 변함없이 열린다. 도로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어서 필요시 대형 행사를 위해 교통을 통제할 수도 있다.
연세로 차량 통행 정상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신촌 상권 회복을 위한 하나의 핵심 수단이다. 신촌 일대 부설 주차장 공유, 신촌 일대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이화52번가 골목길 사업, 청년 창업 지원시설 신규 조성, 경의선 철도 지하화를 통한 신대학로 조성 등 신촌 되살리기를 위한 전방위 사업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이런 계획은 실효성 없는 그간의 이상과 당위에서 벗어나 침체한 상권에 회복탄력성을 불어넣으려는 자구적 노력이며 구체적 방법이다. 하루하루 성실히 자신의 일터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에게 분명 도약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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