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뇌염 환자 줄었다… “어린이 환자 70% 감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기반, 국내 뇌염 환자 분석

세브란스병원 연구진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국내 뇌염 발생률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국내 뇌염 환자의 발생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활방역 정책으로 개인 위생과 사람 간 전파가 줄어든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연구진은 2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국내 뇌염 발병률이 소폭 감소했고, 9세 이하의 어린이에서는 약 70% 감소했다고 밝혔다.

뇌염은 신경세포와 아교세포로 구성되어 뇌의 기능성조직인 뇌실질에 생기는 염증성 질병이다. 원인에 따라 감염성, 혈관염성, 종양성, 화학성 뇌염 등으로 구분하는 데, 그중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감염성 뇌염이 가장 흔하다.

코로나 팬데믹이 일어난 2020~2021년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되면서 감염성 질병과의 관계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호흡기 바이러스나 독감은 코로나로 인한 생활 방역으로 발병률이 감소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이 기간 뇌염 발병률 변화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세브란스병원 연구진은 생활방역과 뇌염의 발병률의 관계를 찾기 위해 국내 의료보험 청구 자료를 분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청구자료 중 국제질병분류(ICD-10) 진단체계에 따라 뇌염 관련 진단명으로 의료비를 청구한 입원 환자 총 4만3656명의 자료다.

연구진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 팬데믹이 일어나기 전인 2010~2020년에는 총 4만187명, 코로나 유행이 시작한 2020~2021년에는 3468명이 뇌염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발병률은 팬데믹 전후로 10만명 당 0.027명 줄어 약 80% 수준으로 낮아졌다. 연령에 따라서는 어릴수록 감소폭이 커졌다. 특히 0~4세와 5~9세 어린이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뇌염의 발병률은 각각 34%와 28%로 낮아졌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뇌염으로 인한 중환자실 입원율과 사망률도 낮아졌다. 사망률은 팬데믹 이전 11%에서 9%로, 중환자실 입원율은 59%에서 39%로 낮아졌다.

안종균 세브란스병원 소아감염면역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성 뇌염이나 소아 등 특정 원인이나 집단에 국한하지 않고 국내 뇌염 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첫 번째 연구”라며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우리나라 뇌염 발병률이 감소했고, 특히 9세 이하의 어린이에서 그 감소가 뚜렷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11일 국제 학술지 ‘의학 바이러스학 저널’에 발표됐다.

참고자료

Journal of Medical virology, DOI : https://doi.org/10.1002/jmv.28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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