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두살배기 두고 母 사흘간 외출…우편함 봤더니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된 엄마 A(24)씨와 숨진 아들 B(2)군이 살던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우편함에는 도시가스 요금 납부를 독촉하는 우편물이 꽂혀 있었다.
A씨가 기한 내에 밀린 요금을 내 도시가스 공급이 아예 끊기지는 않았으나 빌라 복도에는 싸늘한 냉기가 감돌아 잠깐만 서 있어도 손가락이 얼얼할 정도였다.
엄마가 외출해 집을 비운 지난달 30일 이후 최근 인천에서는 영하권의 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여서 B군 혼자 집에서 추위에 방치됐을 가능성이 커다. 집 현관에는 폴리스라인 사이로 상수도 미납 고지서도 붙어 있어 A씨 모자의 생활고를 짐작게 했다.
지난달 19일 붙은 안내문에는 ‘수도요금 미납으로 방문했지만 부재중이었다’며 ‘연락이 없을 경우 관계 규정에 따라 단수 및 계량기 철거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현관문 앞에 낡은 유모차와 거실 테이블이 폐기물처럼 쌓여 있었지만 그 밖에는 이 집에서 어린 아기가 살았다는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가스·수도 요금도 제때 내지 못할 정도로 A씨 모자는 생활고를 겪었으나 행정당국의 관리 체계에서는 사실상 벗어나 있었다. 이들이 살던 빌라 관할 행정복지센터는 이들이 이 동네에 살았다는 사실조차 이날 처음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이날 긴급체포됐다. 그는 지난달 30일 외출해 이날 오전 2시 귀가할 때까지 미추홀구 한 빌라에 두살배기 아들을 방치하고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3시 48분께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A씨 신고를 받고 출동해 학대 혐의를 확인하고 그를 검거했다.
긴급체포된 A씨는 “아들만 두고 왜 집을 비웠느냐”는 수사관 질문에 “아는 사람이 일을 좀 도와달라고 해서 돈을 벌러 갔다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며칠 모텔에서 잠을 자면서 인천 검단오류역 인근에서 일했다”며 “처음부터 집에 들어가지 않을 생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일이 많이 늦게 끝났고 술도 한잔하면서 귀가하지 못했다”며 “집을 나갈 때 보일러 온도를 최대한 높여 놨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가 실제로 일을 하다가 귀가하지 못했는지 확인하는 등 진술의 신빙성을 따질 방침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김대리 레깅스 입고 출근했네”…“부장님 참, 이걸 모르시네” - 매일경제
- “신라면보다 인기라고?”…20일 만에 50만개 팔린 이 라면 - 매일경제
- 1분마다 3.5개씩 팔린 빵...10년간 한국인 입맛 홀렸다 - 매일경제
- “금리 1% 그냥 날렸다”…직장인, 2년 이상 장기예금 ‘갈아타기’ 러시 - 매일경제
- “연예인 건물도 안팔려요”…고금리 충격에 최악의 거래절벽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열에 아홉은 성관계 학생 커플”…서울시 ‘룸카페’ 특별단속 - 매일경제
- “그돈에 왜 벤츠 대신 그랜저”…비싸도 대박, 다시 ‘성공신화’ 쓴다 [왜몰랐을카] - 매일경
- “주식 팔아라” 외치던 美 투자 귀재…갑자기 계정 삭제 왜? - 매일경제
- “美베이비스텝 최고 수혜주는”…주식 초고수 매수 몰린 이 종목 - 매일경제
- 러시아 최대 스포츠 신문 “안현수, 다시 돌아오길”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