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약 늘어만 가는데…갈 길 먼 관련 교육
[EBS 뉴스12]
최근 SNS같은 청소년이 접하기 쉬운 방법으로 마약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10대, 20대 마약사범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마약 예방 교육을 하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박광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21살 세연 씨가 처음 마약을 접한 건 3년 전, 고등학교 2학년 때입니다.
인터뷰: 김세연(가명) / 대학생 (청소년 시기 마약 복용)
"공원 공영 화장실에서 펜타닐을 하고 있더라고요. 궁금하기도 하고 옆에서 '해볼래?' 해서 해봤던 것 같아요."
펜타닐은 주로 말기 암 환자들이 처방받는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2mg 정도의 극소량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마약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고, 금단 증세도 뒤따랐습니다.
인터뷰: 김세연(가명) / 대학생 (청소년 시기 마약 복용)
"잠자거나 이럴 때 빼고는 계속 다 같이 있으면서 친구 만난다는 느낌으로 맨날 그렇게 (펜타닐을) 했었거든요. 딱 한 번 (금단 증세) 그런 것을 느껴본 적이 있는데 밤에 자려고 하는데 너무 잠도 안 오고 몸이 약간 많이 간지럽거든요."
청소년들의 마약범죄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법무부가 집계한 10대 마약사범은 454명으로 5년 사이 3배 넘게 늘었습니다.
20대 마약사범도 크게 늘어 5천 명이 넘었습니다.
SNS, 다크웹 등 마약을 접하는 통로가 다양해지고 비대면 거래도 늘어나, 청소년 사이에 쉽게 퍼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진실 변호사 / 마약 사건 전문
"마약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어서 이게 얼마 정도 마약으로서의 위험하다는 것을 교육받기 전에 그냥 바로 사용해버리고 그래서 중독이 되면 나중에야 그 위험성을 깨닫는 것이거든요."
학교에서는 학생 7대 안전교육 중 하나로 마약 등 약물 오남용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한 학기에 두 번을 진행하는데, 사이버 중독 예방 교육 등 다른 교육과 묶여 교육 시간도 부족하고.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강류교 회장 / 전국보건교사회
"안전 교과로 하는 마약 수업은 이제 1년에 51시간을 하게 되어 있잖아요. 맹점이 있는 게 예를 들어서 마약 수업을 그 수업 시간에 15분 이렇게만 다루어도 1시간으로 실적을 잡아요. 그러다 보면 사실은 그렇게 하는 수업은 부실합니다."
마약 예방교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도 학교 현장을 찾아가 예방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9년부터 3년 동안 마약퇴치운동본부의 교육을 받은 학생은 전체의 3.4% 수준에 그칩니다.
본부의 학교 예방교육 예산은 해마다 줄고, 학교에 찾아갈 예방교육 인력도 부족한 현실입니다.
국회에서는 교육부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협의해 마약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실시하도록 하는 법안이 상정됐지만, 아직 위원회에 머물러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수면유도제나 다이어트약 등 다양한 마약류 약품과 잘못된 정보에 노출돼 있다며, 개별적이고 실효성 있는 마약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고 짚었습니다.
EBS 뉴스 박광주입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