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쏘시개` 아크릴 방음터널, `PC·강화유리`로 전면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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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화재에 취약한 아크릴 소재로 만들어진 방음터널을 유리 등 화재를 견딜 수 있는 소재로 교체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비가 투입되는 것은 기존 예산으로 조치하고 민자의 경우 국비지원과 함께 유보금 활용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지자체에서 교체명령이 내려진 방음터널은 경기도 19곳, 서울 8곳 등 대부분 수도권이다. 지자체에서도 화재예방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나섰으며 충분히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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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화재에 취약한 아크릴 소재로 만들어진 방음터널을 유리 등 화재를 견딜 수 있는 소재로 교체하기로 했다. 예산은 최소 2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국토교통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총리 주재 열린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도로 방음시설 화재안전 강화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화재로 5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뒤 국토부가 전수조사를 한 결과, 전국 170개 방음터널 중 58개(34%)와 1만2118개 방음벽 중 1704개(14%)에 화재에 취약한 PMMA(폴리메타크릴산메틸) 소재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재 발생 시 대피와 연기 배출이 어려운 밀폐형이 110개로 65%를 차지했다. 불에 잘 타는 PMMA는 방음터널 화재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재질이다.
국토부는 PMMA 소재를 사용한 방음터널 58곳을 화재 안전성이 높은 재질인 폴리카보네이트(PC)나 강화유리로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소관의 고속도로와 국도 구간의 방음터널부터 교체를 시작하고, 올해 말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지자체 소관 방음터널 교체는 내년 2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교체작업에는 최소 2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 예산 900억원, 나머지는 지자체와 민간 사업체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비가 투입되는 것은 기존 예산으로 조치하고 민자의 경우 국비지원과 함께 유보금 활용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지자체에서 교체명령이 내려진 방음터널은 경기도 19곳, 서울 8곳 등 대부분 수도권이다. 지자체에서도 화재예방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나섰으며 충분히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음터널의 전부 철거·교체 전까지는 방음터널 상부 또는 측면 방음판의 일부 철거·개방, 소화설비·CCTV·진입차단시설 설치·점검, 피난대피공간 확보 등 임시조치를 명령할 예정이다. PC 소재 방음터널에 대해서도 도로관리청에 화재 안전 및 방재 대책 마련을 지시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향후 설치되는 방음시설은 PMMA 소재 사용 금지, 강재 지주의 내화 성능 확보, 피난문·비상대피로 설치 의무화 등의 설계 기준도 마련한다.
방음터널을 소방시설법상 '특정소방대상물'에 포함해 일반 터널에 준하는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도로안전법(가칭)을 제정해 화재에 안전한 자재·공법 인증제도, 도로 안전도 평가제도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도시계획을 세울 때 간선도로 주변에 업무시설이나 공원을 배치하도록 하고, 저소음 포장 등을 통해 방음 터널 설치도 억제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PMMA보단 덜하겠지만 PC 역시 가연성이기에 화재 위험성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모두 다 PC로 교체를 감안하는 것은 아니다. 재질 특성상 PMMA가 280℃로 인화점이 제일 낮고, PC는 450℃, 강화유리는 불연성으로 돼 있다"며 "(교체 재질은) 각 도로관리청에서 결정하는데 국토부는 강화유리 쪽으로 권장할 계획이지만, 철제 구조물이나 교량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PC로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PC는 어느 정도 타더라도 옆으로 불이 퍼지지 않는 성격이 있다"며 "추가 용역 및 경찰조사 결과가 나오면 필요한 부분을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경기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당시 최초 불이 난 트럭은 차체 과열로 인해 발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초 발화한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의 배기 계통 열기에 의해 차체가 과열돼 매연저감장치 부근의 전선이 약해지면서 발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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