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업황에도 유일한 '1조 클럽'…메리츠증권 성장 비결은?
최악의 업황에도 증권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메리츠증권의 비결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뿐 아니라 자기자본 매매, IB(기업금융) 딜 등 전사업 부문에서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대응함으로써 실적 성장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9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한 '1조 클럽'이자 업계 1위 실적이다.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1332억원, 8281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5.8% 늘었다. 영업이익, 세전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성장하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액은 57조원으로 전년 대비 145%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의 실적이 돋보이는 이유는 지난해 주식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상승 등으로 대부분 증권사 실적이 반토막 나는 충격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은 IB, 금융수지, 자기자본 매매(Sales&Trading)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부문별로는 금융수지의 순영업수익이 4554억원으로 전년 대비 97.7% 증가하면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금융수지는 대출금, PR(환매조건부채권) 매수, 신용공여 등으로 이뤄진다.
금리 급등으로 인한 채권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 매매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 자산운용 등의 수익은 48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감소에 그쳤다. 대부분 증권사가 채권에서 수 천 억원의 달하는 평가손실을 입은 것을 고려하면 양호한 성과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자산운용 수익은 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 증가했다. 채권 금리 상승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최적화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결과다.
가장 돋보이는 부문은 부동산 PF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PF 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공격적 영업에 나섰던 일부 증권사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며 계열사 매각에 나서기도 했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발 위기가 본격화하기 전 미리 리스크를 최소화함으로써 위기를 피해갈 수 있었다. 부동산 PF 등 채무보증 규모를 2분기부터 조금씩 줄였다. 지난해 4분기 채무보증 실질순잔액은 3조6761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5100억원 감소시켰다.
부동산 PF 사업은 우량한 딜 발굴과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메리츠증권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부동산 PF 사업에 뛰어들어 사세를 키워온 만큼 이 분야에서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PF 대출은 95% 이상이 선순위다. 평균 LTV(담보대출비율)는 50%다. 극단적으로 담보 자산의 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도 원금 회수에는 지장이 없다는 의미다. 지난 10년 간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PF 사업에서 부도가 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안정성을 높이는 장치도 마련했다. 시공능력이 있는 A급 시공사와 책임준공을 약정하거나 금융지주계열 신탁사가 준공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풍부한 노하우와 안정적인 사업관리 능력 덕분에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 위기가 여전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사업 확장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롯데그룹과 합작으로 롯데건설 보증부 ABCP(자산유동화 기업어음) 등의 채권 매입을 위한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계열사와 함께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사업의 브릿지론 1조원을 인수했다.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주주친화 정책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메리츠금융지주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자진 상장폐지 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메리츠금융지주는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에 사용한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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