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홀로 집에 방치돼 숨진 두 살배기…20대母 긴급체포

1월30일 아들 혼자 남겨두고 외출했다 나흘 만에 귀가

(시사저널=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두 살배기 숨진 빌라 현관에 붙은 상수도 미납요금 안내문 ⓒ 연합뉴스

2살된 아들을 사흘 간 홀로 집에 방치해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여성 A(24)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1월30일 외출한 뒤 이날 오전 2시까지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 피해자인 아들 B군을 방치해 사망에 이르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외출 나흘 만에 귀가한 A씨는 같은 날 오전 3시48분쯤 소방당국에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구급대원들이 도착했을 당시 B군은 시반(사망 후 혈액의 하부 쏠림에 의한 피부 반점)이 형성될 만큼 사망한지 일정 시간이 경과한 상태로 보였다. 보일러 난방은 켜져 있었다.

소방당국으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경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신고가 늦은 이유는 묻는 구급대원들에게 "당황해서 빨리 못했다"고 답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현재 아들만 두고 장시간 외출했던 이유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남편도 주거지에 없던 사실과 관련해선 "별거 중"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보다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추궁해 구속영장을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A씨와 사망한 아들이 살던 주거지에는 상수도와 도시가스 미납 고지서 및 독촉장이 붙어 있었다. 모자의 실제 거주지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달라 담당 행정복지센터는 요금 미납과 아동 방치 등에 대한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미추홀구에 따르면, A씨 모자 가정에서 아동 학대 관련 신고가 접수된 이력은 없었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A씨 모자의 주민등록등본상 주소지가 미추홀구 내 다른 동네로 돼 있다"며 "전입신고가 돼야 실거주지 일치 조사를 하는데 A씨 모자는 신고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