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수백마리에 점령당한 이곳...멸종위기 천연기념물 위협

송은범 기자(song.eunbum@mk.co.kr) 2023. 2. 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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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라도서 최상위 포식자로 등극
뿔쇠오리 등 철새 공격하면서 문제 대두
문화재청 등 협의체 출범시켜 방안 논의
동물단체 “방출 아닌 보금자리 만들어야”
마라도 길고양이.[자료=문화재청]
천연보호구역이자 대한민국 최남단인 제주 마라도가 길고양이 문제를 겪으면서 급기야 문화재청까지 나섰다.

2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과 제주세계유산본부, 서귀포시, 동물보호단체가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체를 조만간 출범키로 했다.

마라도에는 현재 최대 120~130마리의 길고양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주민들이 쥐 포획 혹은 반려동물로 들여온 고양이가 야생화된 것인데, 현재 마라도 내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한 상황이다.

문제는 길고양들이 마라도를 오가는 철새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뿔쇠오리’가 길고양이의 주된 사냥감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최창용 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는 “마라도에는 뿔쇠오리는 비롯해 4500여마리의 새가 다니는데, 길고양이는 현존하는 위협요소”라면서 “관리와 통제가 되지 않는 고양이는 마라도에서 빼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통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제주 동물·생명권 단체인 ‘제주비건’은 지난 1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현재 마라도의 고양이 개체수는 약 70∼80마리로, 2019년 130마리에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성화도 90% 이상”이라며 “고양이를 육지로 방출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도내 폐교, 마당이 넓은 주택 등을 이용해 보금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출범하는 협의체는 향후 기초연구 용역을 통해 길고양이 관련 생물 피해 예방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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