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구타로 숨진 흑인 장례식 엄수…해리스 “경찰개혁법 통과돼야”
“(경찰의) 폭력행위는 공공안전을 지키는 것과 무관했습니다. 타이어 니컬스도 안전할 권리를 누릴 수 있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경찰의 집단 구타로 숨진 흑인 운전자 타이어 니컬스(29)의 장례식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경찰의 폭력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미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1일(현지시간) 거행된 니컬스의 장례식에는 애도 물결과 함께 반복되는 경찰의 가혹 행위를 끊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추모사에서 “유족과 함께 애도하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들을 안전하게 지킬 의무가 있는 이들(경찰)이 저지른 폭력으로 인해 아들과 형제를 잃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러면서 의회가 경찰개혁법안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의회가 ‘조지 플로이드 정의치안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요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며 “우리는 머뭇거려서는 안 되고, 타협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조지 플로이드 법안은 2020년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에 의해 목이 짓눌려 숨진 흑인 남성의 이름을 딴 것으로, 경찰의 목조르기 금지, 긴급체포영장 제한, 경찰 면책특권 제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2020년과 2021년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에서 두 차례나 통과됐지만, 상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공화당이 법안의 경찰의 면책특권 제한 조항 등을 걸고 넘어지면서 상원에서 법안 표결에 필요한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장례식에 참석한 흑인 민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는 경찰의 인종차별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모두 흑인인 가해 경찰관들을 가리켜 “경찰이 아닌 폭력배”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만약 니컬스가 백인이었다면 그처럼 그를 폭행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컬스의 어머니 로우본 웰스는 “내 아들은 아름다운 사람이었다”며 “다시는 어떤 아이도 내 아들처럼 고통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니컬스는 지난 7일 어머니의 집에서 불과 70m 떨어진 곳에서 교통단속 중이던 경찰에 의해 집단폭행을 당했다.
유족의 요청으로 공개된 경찰의 보디캠 영상에 따르면 경찰은 니컬스를 운전석에서 끌어내린 뒤 진압봉과 페퍼스프레이로 위협한 뒤 얼굴과 몸을 무차별 폭행했다. 니컬스는 이후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흘 만에 숨졌고, 유족은 니컬스의 전신에 멍이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가해 경찰관 5명은 해고됐고, 2급살인 등의 혐의로 전원 기소됐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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