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코스프레인 줄" 정경심 안대 조롱한 유튜버 벌금형 확정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안대를 착용한 모습을 조롱한 유튜버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노정희)는 2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염모씨(62)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언행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에게는 모욕의 고의도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염씨와 박모씨(43)는 2020년 6~9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정 전 교수가 법정에 출석하는 모습을 경멸적으로 흉내 내고 여성 비하적인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염씨는 방송에서 안대를 착용하고 운전하는 것은 살인행위라는 취지로 정 전 교수를 모욕한 혐의도 있다.

재판과정에서 염씨는 모욕 행위를 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정 전 교수가 재판에 출두할 때 안대를 낀 모습을 보는 순간 피해자 코스프레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박씨는 "모욕의 고의가 없었고,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은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두 사람의 행위가 풍자나 해학의 수준을 넘어 장애를 희화화해 정 전 교수를 모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 역시 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2심은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에게 모욕의 고의가 있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범행의 경위와 내용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박씨는 상고하지 않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됐다.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