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음터널 ‘가연성 PMMA’ 퇴출… 고속道 170곳 중 58곳 전면교체

국토부, 갈현고가 화재 후속조치
피난문·비상대피로 설치 의무화

전국 고속도로 방음터널에 사용된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소재가 퇴출된다. 또 화재에 안전한 방음터널이 설치되도록 구조물의 내화 성능 확보 및 피난문·비상대피로 설치 등이 의무화된다.

국토교통부는 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로 방음시설 화재안전 강화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2경인고속도로 경기 과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830m) 화재 사고(사진)와 지난달 3일 발생한 중부내륙고속도로 대구 성서IC 인근 방음벽 전소 사고에 대한 후속조치다. 방음터널 화재사고 직후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 전국에 설치된 170개 방음터널의 34%(58개)와 1만2118개 방음벽의 14%(1704개)가 문제가 된 PMMA 소재를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방음터널의 경우 화재 발생 시 대피와 연기 배출이 어려운 밀폐형이 65%(110개)를 차지했다.

이에 국토부는 PMMA 소재를 사용한 방음터널 58개(국토부 22개, 지방자치단체 36개)는 화재 안전성이 높은 재질로 조속히 교체하도록 도로관리청에 조치명령을 내렸다. 국토부 소관 고속도로와 국도 구간의 방음터널부터 즉시 교체를 추진해 올해 말까지 완료한다. 지자체 소관 방음터널도 교체 계획을 수립해 내년 2월까지 교체한다. 다만 전부 철거·교체하기 전까지는 방음터널 상부 또는 측면 방음판의 일부 철거·개방, 소화설비·CCTV·진입차단시설 설치·점검, 피난대피공간 확보 등 임시조치를 명령키로 했다. 또 폴리카보네이트(PC) 소재 방음터널에 대해서도 도로관리청에 화재 안전 및 방재 대책 마련을 지시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화재에 안전한 방음시설이 설치되도록 PMMA 소재 사용금지, 강재 지주의 내화 성능확보, 일정 간격 피난문·비상대피로 설치 의무화 등 방음시설 설계기준도 마련한다. 또 방음터널을 소방시설법상 ‘특정소방대상물’에 포함해 일반 터널에 준하는 소방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한다. ‘도로안전법(가칭)’을 제정해 화재에 안전한 자재·공법 인증제도, 도로 안전도 평가제도 등의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