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아태 마스터스 대회 ‘속 빈 강정’
전북에서 열리는 생활체육인 국제 종합체육대회 ‘2023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 대회’(아태 마스터스 대회)가 저조한 참가율로 ‘고비용 저효율’ 동네잔치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아태 마스터스 조직위(이하 조직위)는 애초 1월 말이었던 참가자 모집 기한을 오는 3월 12일까지 한 달 이상 연장 조치했다고 2일 밝혔다. 대회 개최를 앞두고 참가자 등록 추이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여전히 저조하기 때문이다.
2일 조직위 자료를 보면 오는 5월 12부터 20일까지 9일 동안 전북 일원에서 열리는 아태 마스터스 대회에 35개국 5766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이 숫자는 목표치 1만명에 못 미치는 규모다. 이 중 해외참가자는 2245명에 불과해 60%가량이 국내 참가자이다.
이에 조직위는 별도 예산 1억 5000만원을 들여 전담 여행사를 선정해 해외참가자 모집에 나섰으나 겨우 135명 모집에 그치며 기대만큼 성과를 못 냈다.
설상가상으로 전북도 차원의 대응도 느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아태 마스터스 대회 성공개최를 위한 실·국 협업과제(8개 분야 51개 과제)로 선정해 추진 중이지만 체육정책과 실무자 한 명이 형식적으로 점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전북도 누리집을 비롯해 직속 기관과 사업소 등 도내 행정기구, 출연기관 26개 홈페이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전북도와 경제통상진흥원을 제외하면 홈페이지를 활용한 아태 마스터스 홍보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수봉 전북도의원은 “2018년 아태 지역에서 처음 개최된 말레이시아 대회는 13억 원의 재정투자와 등록비 등 총 21억 4000만원(현재 환율 기준)을 들여 행사를 치렀으나 2023 전북 아태 마스터스 대회 총사업비는 말레이시아 대회의 7배가 넘는 165억원(지방비 116억)”이라면서 “고금리와 고물가로 민생이 고통을 받는 상태에서 막대한 재정을 들여 ‘동네잔치’를 열게 될 판”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윤 의원은 “홈페이지를 활용한 홍보도 제대로 안 되는데 실·국 협업과제가 제대로 추진될 리 없다”라고 지적하면서 “과시 행정과 재정 낭비의 대표사례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아태 마스터스의 성공개최를 위해 지금이라도 김관영 지사가 직접 챙기며 도 차원의 총력대응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대회 성공개최를 위해 17개 시·군 체육회를 방문해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라며 “자매도시 등을 대상으로 선수단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아태 마스터스 대회는 국적이나 성별, 인종, 종교와 관계없이 30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게이트볼, 파크골프 등 시범종목 2개를 포함해 태권도, 배드민턴, 육상, 수영, 야구, 축구 등 26개 종목 경기가 14개 시·군, 45개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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