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면대결 도화선에 불지펴”…대규모 한미훈련에 반발

[레이더P]
北, 한미 국방장관회담 맹비난
“美 전략자산 한반도 들이밀면
압도적 핵 역량으로 강력 통제
美와 접촉·대화 전혀 흥미없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이 이동식발사대(TEL)에서 기립하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한미 국방수장이 서울에서 회담을 갖고 대북 확장억제 강화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자신들의 핵무력을 과시하며 강력 반발했다.

2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관영매체를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밝힌 ‘핵에는 핵,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 입장을 강조하며 지난달 31일 한미 국방장관회담 결과를 비난했다. 대변인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전략자산을 더 많이 전개하겠다’고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담화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기도하고 있는 그 어떤 단기적 및 장기적인 각본에도 대처할 수 있는 명백한 대응 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압도적인 핵 역량으로 현재와 미래의 잠재적인 도전들을 강력히 통제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측은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전략자산들을 계속 들이미는 경우 우리는 그 성격에 따라 어김없이 해당한 견제 활동을 더욱 명백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한미가 미 전략자산 전개 하에 한반도에서 연합훈련을 늘릴수록 탄도미사일과 군용기, 포병사격 등을 통한 무력시위를 펼치겠다는 예고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북한은 한미 공군이 지난 1일 서해 상공에서 △B-1B 전략폭격기 △F-22 △F-35A·B 등 전략자산을 대거 동원해 펼친 연합공중훈련에 대해서도 맞대응 도발을 강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북한은 한미가 이달 중 미국에서 실시할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와 상반기에만 20여 차례 펼쳐질 대규모 한미연합 실병기동훈련에 대해 “전면대결의 도화선에 불을 지피려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북한은 이날 담화를 통해 지금과 같은 한반도 정세에서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북측은 “미국은 가장 극악무도한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추구하면서 뻔뻔스럽게도 ‘적대 의도가 없다’는 기만적인 간판을 내들고 우리와의 대화를 제창하며 시간을 얻어보려고 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적대시 정책과 대결 노선을 추구하는 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대화에도 흥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북측 담화를 “최근 미 국방장관의 방한과 미 전략자산을 동원한 서해상공 한미연합공중훈련에 대한 반발과 대남 대미 대화불용 전면대결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양 교수는 “북측은 한반도 정세악화의 책임이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한편 8일 건군절 대규모 열병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재개될 핵 미사일 개발의 정당성에 대한 명분을 쌓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통상 담화를 통해 여론전을 펼친 이후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던 점을 감안해, 이달 이후부터 본격적인 전략·전술 핵무기 개발 준비와 시험발사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