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버추얼 휴먼' 역량 강화에 매진…왜?
(지디넷코리아=강한결 기자)국내 주요 게임사가 버추얼 휴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게임 캐릭터 제작 및 소통 기술노하우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융합해 극사실적 비주얼 휴먼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버추얼 휴먼을 단순히 회사를 대표하는 홍보모델을 넘어 인플루언서로 성장시키면서 음악, 광고 등 엔터테인먼트 영역 확장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향후 메타버스 구축 이후 콘텐츠 및 사업 핵심 영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넵튠 등은 AI와 딥러닝 연구에 집중하는 한편 비추얼 휴먼 개발을 통한 메타버스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달 28일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버추얼 휴먼 아이돌 메이브가 MBC 쇼음악중심에서 데뷔무대를 가졌다고 밝혔다.
메이브는 시우, 제나, 타이라, 마티 4인의 버추얼 휴먼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으로 넷마블에프앤씨의 AI, 버추얼 휴먼 제작 등의 기술력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악 아티스트 기획제작 역량이 결합해 탄생했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메이브의 타이틀곡 판도라의 뮤직비디오는 하루 만에 조회수 100만 뷰를 기록했다. 판도라는 26일 기준으로 멜론 최신곡 차트 5위에 진입했으며, 메이브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멤버들의 댄스 챌린지 영상은 하루 만에 200만 뷰를 넘어섰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버추얼 휴먼 제작에 있어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한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800여 가지 미세한 표정 등 자연스러운 액션이 실시간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많은 R&D를 진행했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메이브"라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는 버추얼 휴먼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게임사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특화한 AI를 개발하는 스마일게이트AI를 설립, 비주얼과 음성인식, 상호작용 기술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첫 버추얼 휴먼 세아와 2019년 출시한 VR게임 포커스온유를 통해 가상 인간의 외형인 버추얼 아바타를 통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특히 포커스온유 주인공 한유아는 스튜디오 자이언트 스텝의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 등을 통해 인간에 가까운 정교한 외모로 리뉴얼됐다.
광고모델로 맹활약 중인 한유아는 지난해 신곡 아이라이크댓을 발표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는 "한유아 고유의 목소리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연령대 수백 명의 보이스 데이터를 취합한 뒤 AI로 합성해서 최적의 목소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2월 버추얼 휴먼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하고 6월에는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첫 가상인간 애나를, 7월에는 위니를 공개했다. 크래프톤의 가상인간은 모션 캡처 기반의 생생한 움직임, 리깅을 이용한 동공의 움직임, 다채로운 표정 연기는 물론 피부의 솜털과 잔머리까지 구현해 실제 인간과 흡사한 비주얼을 갖췄다.
크래프톤은 버추얼 휴먼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적용할 예정이다. 딥러닝 팀은 김창한 대표가 2년 전 대표로 선임되면서 방향 제시, 정책 수립 등의 초기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창한 대표는 지난달 19일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진행된 사내 소통 행사에서 "메타버스, 딥러닝 등 높은 핵심 신사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개발을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넵튠도 버추얼 휴먼 기술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버추얼 휴먼 수아를 개발한 온마인드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온마인드는 과거 넥슨의 서든어택 연예인 캐릭터와 버추얼 유튜버 지아의 개발에 참여했던 김형일 대표가 설립한 기업이다.
향후 버추얼 휴먼의 활용처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리서치앤마켓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버추얼 휴먼을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 849억 달러(약 10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사 버추얼 휴먼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을 넘어 음원 발매, 광고, 잡지 화보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몇몇 버추얼 휴먼의 경우 단단한 팬덤을 구축한 사례도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이 메타버스와 결합한다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매번 실제와 흡사한 가상의 존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고, 버추얼 휴먼은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버추얼 휴먼이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실사 형태의 아바타에 음성을 입힌 정도의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AI와 딥러닝 기술의 발달로 진정한 의미의 가상인간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한결 기자(sh04khk@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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