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쇼] "펜타닐로 사망? 호흡중추 마비돼서…영유아는 소량에도 사망"

2023. 2. 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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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2017년 아편계 약물남용 국가비상사태 선포
- 각성제 최악은 필로폰, 안정제 끝판왕은 펜타닐
- 美 '신아편전쟁'? 韓도 중국산 펜타닐 거대시장
- 3년간 처방 67% 늘어…의료진 경각심 있어야
- 중독은 의지의 문제 아냐…치료·재활 대책 필요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3년 2월 2일 (목)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천영훈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김태현 : 뉴스 속 깊숙한 이야기를 이너뷰 시간인데요. 오늘(2일) 첫 번째 이너뷰는 미국 얘기를 해볼게요. 아마 뉴스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최근 미국에서 18세에서 45세, 젊은 사람들의 사망원인 1위 이게 뭐냐, 펜타닐이 지목됐습니다. 심각한 미국 사회문제로 떠올랐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도 최악의 마약이라고 불리는 펜타닐에서는 자유롭지 않다고 하지요. 마약중독치료 전문의인 천영훈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선생님과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선생님, 나와 계시지요?

▶천영훈 : 안녕하세요. 천영훈입니다.

▷김태현 : 저도 외신 통해서 봤는데요. 죽음의 마약이라는 펜타닐, 이게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소식이었는데 이거 어떻게 들으셨어요?

▶천영훈 : 저도 뉴스를 통해서 들었고요. 이미 미국에서는 2010년도에 펜타닐에 같은 아편계 약물로 인한 사망자가 엄청나게 늘어났고요. 2017년도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편계 약물 남용에 대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그때부터 엄청나게 국가적으로 개입을 시작했습니다마는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김태현 : 그런데 마약이 많잖아요. 필로폰, 헤로인, 코카인 여러 종류가 많고, 마약은 전부 다 몸에 안 좋은 거잖아요. 그런데 펜타닐이 최악의 마약이다, 죽음의 마약이다 이렇게 불리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천영훈 : 마약은 대개 뇌를 각성시키는 각성계 계통이 있고요. 안정제 계통이 있는데요. 각성계 계통의 최악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히로뽕, 필로폰이고요. 안정제 계통의 끝판왕이 펜타닐이라고 생각을 하시면 되는데요. 우리가 모르핀은 양귀비를 재배해서 의료용으로도 사용하는 모르핀이 있는 반면에 이 모르핀을 100배 농축한 게 대표적인 불법마약인 헤로인이고요. 헤로인을 100배 농축한 효과를 갖고 있는 게 펜타닐입니다. 엄청나게 강력한 마약이지요.

▷김태현 : 그러면 이게 모르핀에 비해서 1만 배라는 거네요?

▶천영훈 : 그렇지요.

▷김태현 : 그런데 기사 보니까 "펜타닐 묻은 종이나 지폐를 만져도 사망한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이게 맞는 얘기인가요?

▶천영훈 : 펜타닐을 통해서 사망하는 경우는 우리 뇌 안에는 자동으로 숨을 쉬게 해 주는 호흡중추가 있거든요. 펜타닐이 과량으로 들어가게 되면 이 호흡중추가 마비가 돼서 숨을 안 쉬어서 사망에 이르게 하는데요.

▷김태현 : 아, 호흡중추가 마비된다.

▶천영훈 : 그렇습니다. 그래서 통상 성인에서는 펜타닐 종이를 만진다고 해서 사망하지는 않겠지만 어린아이들이나 소아들이 집에 굴러다니던 펜타닐 묻은 종이를 빨아먹거나 아니면 영유아의 경우에는 종이에 묻은 가루를 흡입하기만 해도 사망할 수 있고요.

▷김태현 : 호흡곤란이 오니까.

▶천영훈 : 성인이라고 해도 밀폐된 공간에서 고농도의 펜타닐을 흡입을 하게 되면 사망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미국에서도 단속하던 경찰관이 흡입을 해서 호흡마비가 오거나 사망에 이른 경우들이 있었지요.

▷김태현 : 필로폰 같은 경우에는 각성한다고 바로 죽는 건 아닌데 펜타닐은 호흡마비가 오니까 바로 사망할 수 있는 거네요.

▶천영훈 : 네.

▷김태현 : 그런데 선생님, 필로폰 같은 경우에 저희가 영화나 드라마 같은 데서 보면 가루 형태도 있고 주사기도 나오고 그래서 사용하는 게 쉽지는 않은 거잖아요. 그런데 펜타닐은 형태가 사탕도 있고 알약도 있고 이러나요?

▶천영훈 : 그렇지요. 마약이 다양화되면서 구매층을 늘리기 위해서 마약을 연구하고 합성해서 파는 딜러들이 있는 거고요. 궁극적으로는 원료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제형 자체가 쉽게 삼키거나 먹을 수 있는 형태가 훨씬 더 쉽게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확산이 훨씬 빨리 된다고 보시면 되는 거지요.

▷김태현 : 그러니까 형태가 가루가 아니고 사탕, 젤리. 그러면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거부가 덜하니까 그래서 확산이 쉽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천영훈 : 네.

▷김태현 : 그런데 글쎄, 모르겠습니다. 펜타닐이 지금 중국에서 주로 제조해서 미국으로 유통이 되나요?

▶천영훈 : 일단은 통계상으로도 그렇게 나오고 있고요. 중국하고 멕시코 등을 통해서 원료물질도 많이 들어가고요. 완성된 형태의 마약들이 엄청나게 유입이 되고 있지요.

▷김태현 : 그래서 미국에서는 지금 중국 펜타닐이 미국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몬다, 신 아편전쟁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요. 만약에 그게 맞다고 하면 중국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으로도 펜타닐 많이 들어가는데 아주 가깝게 붙어 있는 우리나라도 중국발 펜타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아닌가요?

▶천영훈 : 저는 분명히 그렇다고 보고요. 이미 필로폰의 사례에서도 그렇듯이 중국을 통해서 여러 가지 필로폰 원료물질에서부터 완제품까지가 이미 국내에서 많이 퍼져서 확산이 된 사례가 있고요. 국내의 경우에도 현재 마약류 중독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한국도 굉장히 대단한 거대시장이 되어 가고 있거든요.

▷김태현 : 중국산 펜타닐에.

▶천영훈 : 네, 일어나는 상황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런데 선생님, 필로폰 이런 거 병원에서 처방 안 하잖아요.

▶천영훈 : 네.

▷김태현 : 필로폰 구해서 주사기로 굉장히 어렵게 사용을 하는데, 중독자들이 보면요. 이 펜타닐이 지금 병원에서 처방도 가능한 건가요?

▶천영훈 : 펜타닐은 정식으로는 국내에는 여러 가지 제형으로 들어와 있기는 한데요. 진통효과를 내기 위해서, 특히 수술한 후나 아니면 암 통증같이 기존의 통증으로는 도저히 잡히지 않는 그런 강한 통증을 막기 위해서 이제 마지막으로 핵폭탄급으로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 처방될 수 약물인 거지요.

▷김태현 : 아, 강한 모르핀이니까 그렇군요.

▶천영훈 : 그럼요. 제일 마지막에 써야 될 수준의 진통제이지요.

▷김태현 : 그런데 기사 보니까 패치 형태의 펜타닐 처방이 급증했다 이런 보도도 있던데요. 병원에서 그만큼 많이 쓴다는 얘기인가요?

▶천영훈 : 그렇지요. 이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거는 그냥 흔히 쓸 수 있는 진통제는 절대 아닌 거고요. 정말 극심한 통증, 그러니까 수술하고 나서나 암 통증에나 쓰는 건데요. 작년 통계만 봐도 최근에 3년간 한 67% 증가를 했거든요.

▷김태현 : 병원에서 많이 썼네요.

▶천영훈 : 그런데 3년간 수술한 환자나 암환자가 67% 증가했을 리는 없는 거고요. 궁극적으로는 펜타닐에 대한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라고 이해하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의료현장을 제가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닌데 이 보도 보니까 우리나라 펜타닐 처방 1위 환자, 1건에 335개의 펜타닐을 처방받았다. 이 정도로 병원에서 한번에 355개를 처방을 해 주나요?

▶천영훈 : 사실 의사들도 놀랄 일이고요. 일반적으로는 그렇지 않은데 분명한 것은 일부 의원들에서는 그냥 환자가 달라는 대로 처방을 해 줘서 검찰에 적발된 사례들도 최근에 있고요.

▷김태현 : 아, 실제로요.

▶천영훈 : 무엇보다도 우리나라가 미국에 비해서 전문의를 만날 수 있는 것도 훨씬 쉽고 의료비가 싸다 보니까 펜타닐뿐만이 아니라 신경안정제니 다이어트 약물과 같은 의사처방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중독성 약물들을 너무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게 문제인 거지요.

▷김태현 : 병원 돌아가면서 의료 쇼핑하면서 계속 처방받는 경우도 있는 거지요?

▶천영훈 : 네.

▷김태현 : 그러면 선생님, 이거 어떻게 해결책이 있을까요?

▶천영훈 : 이게 궁극적으로는 의사선생님들이 이 사람 중독되라고 약을 줄 리는 없는 거고요. 그런데 저와 같은 의사들 자체가 마약류 중독에 대한 각성을 좀 가지고 있어야 됩니다. 경각심을 가지고 조심해서 처방하는 게 중요한 거고요. 설마 중독자겠어? 라는 생각보다는 이미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을 벗어났기 때문에 환자 처방하는 데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야 되고요. 이미 가동되고 있기는 합니다마는 식약처 등을 통해서 의사들의 처방행태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이 꼭 필요하고요. 무엇보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의료소비자인 일반시민들이 본인이 처방받는 약물이 어떤 약물인지에 대해서 정보를 의사한테 요구하고 우리 시민들 스스로가 중독성 약물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아마 저희 이 방송 들으시는 분 중에는 없기를 바라지만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서 어느 정도 펜타닐에 중독된 분들도 계실 것 아니에요.

▶천영훈 : 그렇지요.

▷김태현 : 그분들 치료하려면 이거 어떻게 해야 됩니까?

▶천영훈 : 문제가 자꾸 우리나라는 마약류 중독을 어떤 의지의 문제나 도덕적인 해이로 생각을 하거든요.

▷김태현 : 의지가 없어서 마약을 못 끊어 이렇게요?

▶천영훈 : 네. 그런데 절대 그런 건 아니고요. 통증이 너무 심해서 빨리 해결하려고 강한 진통제를 붙이거나 먹다가, 아니면 호기심에서 시작을 했든지 간에 마약류 중독은 뇌에 생긴 질병이거든요. 국민들이 이게 질병이라는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고요. 질병이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거거든요.

▷김태현 : 네.

▶천영훈 : 이미 단순한 처벌만 가지고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건 전 세계적으로 밝혀진 사실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마약류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인력이 양성이 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자꾸 마약청정국 얘기 그만 버리고요. 치료와 재활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대책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천영훈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모시고 펜타닐에 대한 얘기 나눠봤습니다. 선생님,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천영훈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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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태현의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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