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시티 18억, 그라시움 16억…1억 상승에 "줄다리기"

나원식 2023. 2. 2. 06: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송파·강동 대단지 급매 회수·소진 움직임…커뮤니티 들썩
중개업소 "급매 줄고 문의 늘어"…전문가 "일시적 현상"

"그라시움 34평 16억 거래 사실인가요?", "헬리오시티도 18억에 팔렸대요."

최근 일부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송파구와 강동구 주요 대단지 아파트 매매 거래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기존 매매가보다 1억원 안팎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는 게 알려지면서다.

두 단지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쏟아졌던 급매물이 소진되고 매수 문의가 증가하는 등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미 고가 대비 수억원이 하락한 만큼 더 이상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을 거라는 목소리다.

전문가들도 최근 정부의 규제 완화로 서울 일부 지역에서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여전히 집값이 높다는 인식이 크고 고금리도 지속하는 영향으로 집값이 과거처럼 추세적으로 반등하지는 않을 거라는 지적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달 송파 헬리오시티 1억원 이상 상승 거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에서 최근 전용 84㎡ 매물이 18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14일에만 두 건이 같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같은 평형이 16억~17억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가격이 1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에서 84㎡ 매물이 16억원에 거래됐다는 소식이 퍼지기도 했다. 이 단지에서 같은 평형이 지난해 말 14억원대에 팔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게 된다.

다만 이 거래는 아직 실거래 등록이 되지 않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고덕그라시움 인근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지하철역과 가까운 이른바 '로얄동'의 고층 매물이 16억원에 실거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2023년 송파구 헬리오시티 국민평형 실거래 사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런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집값이 더이상 내려가지 않고 반등할 수 있다는 '바닥론'과 예외적인 사례일 뿐이라는 '대세 하락론'이 맞서는 모습이다.

"정부 규제 완화 이후 집주인 호가 올려"

이럼 흐름이 나타나는 것은 올해 정부가 1.3대책 등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가격은 새해 들어 4주 연속 낙폭이 줄며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집값이 눈에 띄게 급락했던 송파구는 물론 강동구 역시 흐름이 다소 달라지고 있기도 하다.

두 단지 인근 중개업소들도 최근 급매가 소진하고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등 올해 들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헬리오시티 인근의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규제 완화 이후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했다"며 "헬리오시티가 23억원까지 올랐던 단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 더 떨어지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역시 "급매는 이제 거의 다 소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84㎡ 매물이 18억원에 거래됐는데, 이제 19억~20억원에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들도 있다"고 전했다.

고덕그라시움에서도 유사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인근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16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진 매물은 워낙 위치나 층이 좋았던 터라 시세보다 1억원 높게 거래된 거로 봐야 한다"면서도 "다만 강동구가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는 등 규제 완화로 급매가 소진하고 문의 전화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집값 급락 뒤 조정 과정…줄다리기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주요 지역에서 하락세가 둔화하는 것은 정부 규제 완화 등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 집값 낙폭이 워낙 컸던 탓에 점차 하락 속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전체 및 송파 강동구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하지만 당장 집값이 바닥을 다진 뒤 반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여전히 금리가 높은 수준인 데다가 집값이 높다는 인식이 많은 영향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전반적으로 집값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아직 다주택자나 수요자들이 나서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며 "일부 상승 거래가 나온 뒤에는 다시 하락 거래가 이뤄지는 등 집값이 횡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역시 "지난해 집값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급매물이 소진된 뒤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볼 수 있다"며 "당장 급하게 팔 필요가 없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이런 매물들이 일부 팔리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상승 거래가 지속해 이어지느냐가 관건인데, 금리가 여전히 높은 데다 집값 조정이 된 지가 6개월 정도밖에 안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등 거래가 나온 뒤에는 다시 매도자 매수자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결국 다시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