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돈에 왜 벤츠 대신 그랜저”…비싸도 대박, 다시 ‘성공신화’ 쓴다 [왜몰랐을카]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2. 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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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다시 ‘국민차’ 향해 질주
올 1월 9131대, 가장 많이 판매
플래그십에 걸맞는 가심비 세단
신형 그랜저와 벤츠 E클래스 [사진출처=현대차, 벤츠]
역시 현대자동차 그랜저의 존재감은 막강했다.

상용차 스타리아를 닮았다며 신형 그랜저 디자인에 쏟아진 혹평도, 비싸진 가격에 그 돈이면 차라리 좀 더 보태 벤츠나 제네시스 사겠다는 비난도 무색해졌다.

지난해 뒷심 부족으로 기아 쏘렌토에 ‘국민차’ 타이틀을 아쉽게 빼앗겼지만 새해 첫달부터 명예를 회복해서다.

신형 그랜저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1일 국산차업계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그랜저는 올 1월 9131대가 판매됐다. 1806대에 그친 전년동월보다 405.6% 폭증했다. 전월보다는 2.4% 늘었다.

경쟁차종인 기아 K8도 전년동월 대비 34.5% 증가한 3451대 판매됐다. 전월보다는 32% 판매가 줄면서 그랜저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해 막판 뒤집기로 그랜저를 잡은 쏘렌토는 전년동월보다 9% 줄어든 4611대에 그쳤다. 전월보다는 37.6% 감소했다.

그랜저의 명예회복은 ‘성공하면 타는 차’와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대신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높인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데 있다.

지난해 쏘렌토에 1위 타이틀 내줘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출처=기아]
그랜저는 지난해 동급 K8이 아닌 중형 SUV인 쏘렌토 때문에 6년 연속 국민차 대기록 수립 직전에 좌절했다.

그랜저는 6세대 그랜저가 본격 판매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연속 1위로 국민차로 위상이 오른 그랜저는 완전변경 7세대 출시가 예정된 지난해에도 8월까지는 1위 자리를 지켰다. 신형 출시가 1년 남았을 때부터 발생하는 ‘레임덕’을 겪지 않았다.

6년 연속 국민차 대기록을 눈앞에 뒀지만 쏘렌토의 막판 뒤집기에 당했다. 지난해 9~11월 3개월 연속으로 쏘렌토에 졌다. 지난해 12월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았지만 늦었다.

그랜저는 지난해 총 6만7030대 판매됐다. 쏘렌토는 그랜저보다 1872대 많은 6만8902대 팔렸다. 그랜저를 2위로 밀어내고 새로운 ‘국민차’가 됐다.

6세대 부분변경 그랜저 [사진출처=현대차]
그랜저는 당초 6년 연속 1위가 유력했다. 신형 그랜저 계약대수가 사실상 신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신형 그랜저는 사전계약 없이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전환 계약 등을 통해 10만9000여명이 선택했다.

현대차도 지난해 11월14일 신형 그랜저 온라인 공개행사에서 연말까지 1만1000대를 계약자에게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목표대로 판매된다면 그랜저가 1위를 차지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로는 목표대수의 절반 이하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는 지난해 11~12월 5054대 판매됐을 뿐이다.

높아진 가심비로 ‘성공 이미지’ 강화
신형 그랜저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그랜저는 목표달성 실패로 결국 쏘렌토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12월에 1위가 되면서 국민차 타이틀을 되찾을 발판을 마련했다.

신형과 구형을 포함해 그랜저는 지난해 12월 8917대 판매됐다. 지난해 월별 기준으로는 가장 많이 판매됐다.

신형 그랜저에는 호재가 또 있다. 전기차 충전과 화재 이슈로 다시 주목받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호평받고 있어서다.

게다가 쏘렌토 대항마이지만 제 역할을 못했던 현대차 싼타페가 올 하반기 ‘절치부심’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된다.

잇단 금리 인상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신차 계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는 게 악재이지만 이는 모든 차에 해당한다.

신형 그랜저와 제네시스 G80 [사진출처=현대차]
무엇보다 그랜저는 30~40대가 성공하면 타는 차로 여겨지고 있다. 사장차를 넘어 임원차로 성공 이미지를 강화했다.

패밀리세단 대표주자로 아빠차 위상도 높였다. 지난 6세대부터는 30대 오빠차와 40~50대 엄마차로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5000만원대 신형 그랜저는 제네시스 G80과 함께 6000만원 이상 줘야 하는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를 협공하면서 존재감을 더 키울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랜저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독립된 이후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게 품격과 성능을 더 높이기 시작했다”며 “가심비를 높인 신형 그랜저는 경쟁차종이 거의 없는 5000만원대 플래그십 세단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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