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입지 좁아지는 토레스, 양키스와 동행 언제까지?[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토레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양키스와 동행이 끝나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뉴욕 양키스는 최근 내야수 글레이버 토레스와 연봉조정을 피해 2023시즌 연봉 계약을 맺었다. 995만 달러 계약. MLB.com에 따르면 토레스는 1,020만 달러를 요구했고 양키스는 970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양측은 중간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빅리그에서 5시즌을 보낸 토레스는 이제 6년차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24시즌이 종료되면 FA 자격을 얻는다.
2018년 양키스에서 데뷔한 토레스는 지난 5년간 부동의 양키스 주전 내야수로 활약해왔다. 5시즌 동안 576경기에 출전했고 .265/.331/.455 98홈런 310타점 36도루를 기록했다. 토레스는 지난 5년간 양키스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였다(2위 애런 저지 547경기).
하지만 입지는 계속 흔들리고 있다. 올겨울에도 여러차례 트레이드 대상자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양키스는 이미 각 포지션에 스타플레이어들이 자리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특급 유망주들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토레스는 중간에 '낀' 입장이 됐다.
양키스 내야에는 1루수 앤서니 리조, 2루수 DJ 르메이휴, 3루수 조시 도날드슨이 있다. 세 선수 모두 대단한 커리어를 가진 특급 베테랑들. 토레스가 양키스 로스터의 '터줏대감'이지만 명성에서도 연봉에서도 이들을 앞설 수는 없다. 여기에 양키스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특급 유망주들인 앤서니 볼프, 오스왈도 페라자가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노리는 상황이 됐다. 현재 트리플A 소속인 볼프는 전체 5순위,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해 18경기에서 .306/.404/.429를 기록한 페라자는 전체 50순위 유망주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근본적인 문제는 토레스에게 있다. 1996년생 토레스는 원래 메이저리그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히는 선수였다. 2017시즌을 앞두고는 전체 3순위 유망주 평가까지 받았다. 시카고 컵스의 최고 유망주였던 토레스는 2016년 여름 아롤디스 채프먼과 트레이드로 양키스로 이적했고 양키스 최고의 유망주가 됐다. 기대치로 말하자면 볼프나 페라자에게 밀릴 이유가 없는 선수였다.
성과도 냈다. 토레스는 데뷔시즌 123경기에서 .271/.340/.480 24홈런 77타점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투표 3위에 올랐고 2년차 시즌이던 2019년에는 144경기에서 .278/.337/.535 38홈런 90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2019년 MVP 투표에서 17위에 오른 토레스는 데뷔 2년 연속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하지만 토레스의 기세는 일찍 꺾였다. 단축시즌 42경기에서 .243/.356/.368 3홈런 16타점으로 부진한 토레스는 2021시즌에는 127경기에서 .259/.331/.366 9홈런 51타점 14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시즌 140경기에서 .257/.310/.451 28홈런 76타점 10도루를 기록하며 성적을 조금 끌어올렸지만 데뷔 초반의 평가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데뷔 첫 2년(.275/.338/.511 62HR 167RBI 11SB) 동안은 메이저리그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강타자였지만 이후 3년(.256/.325/.406 36HR 143RBI 25SB)은 리그 평균 수준의 타자에 머물렀다.
그뿐만이 아니다. 토레스의 진짜 약점은 공격보다는 수비에 있다. 공격에서는 그래도 평균 이상을 기대할 수 있지만 수비는 빅리그 데뷔 후 꾸준히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아왔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5년 연속 마이너스의 OAA(Outs Above Average)를 기록한 토레스는 이미 통산 OAA가 -34까지 쌓였다. 중앙 내야수인 토레스는 유격수로도 2루수로도 아쉬운 수비력을 보였고 사실상 매년 포지션을 이동했다. 양키스가 지난해 굳이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를 영입한 것도 토레스의 수비력을 믿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또 옵션을 포함하면 계약상 도날드슨, 리조, 르메이휴는 모두 토레스 만큼(도날드슨) 혹은 토레스보다 오래(리조, 르메이휴) 양키스에 머물 수 있는 선수들이다. 결국 양키스 입장에서는 '내야진 교통 정리'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토레스일 수 밖에 없다. 이제 막 26세가 된 토레스는 여전히 젊고 가치있는 선수지만 양키스의 팀 상황을 감안하면 점차 '계륵'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 어쩌면 양키스는 지난해 어느정도 반등세를 보인 토레스를 두고 '지금이 가장 비쌀 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ESPN은 2월 1일(한국시간) 각 구단에서 올여름 가장 유력한 트레이드 후보가 될 선수들을 꼽았다. 양키스에서는 역시 토레스가 선정됐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특급 기대주였고 양키스 라인업의 터줏대감이었지만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토레스는 과연 언제까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당장 큰 변화가 없다면 일단 토레스는 2023시즌을 양키스 주전 유격수로 시작할 전망이다.(자료사진=글레이버 토레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DFA이어 헐값 트레이드..보스턴은 왜 반스를 포기했을까[슬로우볼]
- ‘열심히 모았다’ 메츠 마운드, 치열한 봄 경쟁 열린다[슬로우볼]
- 쇼케이스 준비하는 32세 자일스, 재기할 수 있을까[슬로우볼]
- 추락한 ‘빅리거 2세 특급 유망주’ 몬데시, 보스턴서 부활할까[슬로우볼]
- 타격왕 포기하고 선발 보강한 미네소타, 재도약 성공할까[슬로우볼]
- ‘부활 도전자’ 수집한 컵스, NL 중부지구 ‘다크호스’ 된다[슬로우볼]
- 왜 팔았을까..듀발 잡은 보스턴, 작년 선택 만회할까[슬로우볼]
- ‘철벽’은 옛말..내리막 탄 채프먼, KC서 반등할 수 있을까[슬로우볼]
- 마이애미가 포기한 앤더슨, 밀워키서 반전 만들까[슬로우볼]
- 5년 전 겨울 달궜던 파이어세일..마이애미에 남은 것은?[슬로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