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신상진 시장은 성남FC 투자 유치 '어떻게'에 답해야

CBS노컷뉴스 이준석 기자 2023. 2. 2.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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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신상진 성남시장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해체'라는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성남FC를 1부 리그로 승격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때 성남FC를 '비리의 대명사'라 규정했던 신 시장이다.

하지만 신 시장의 말처럼 '비리의 대명사'로 내몰린 성남FC의 광고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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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구단은 유지하지만 보조금은 삭감
신상진 시장 "투자유치로 1부 승격 노릴 것"
주전 방출 등 어려움 이겨내기 위한 자본 절실
기업들 위축돼 투자유치 방안 찾기 어려워
편집자 주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성남FC를 응원하고 있는 서포터즈 '블랙리스트'. 블랙리스트 제공

"성남FC의 1부 리그 승격을 목표로 경쟁력 있는 구단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난달 26일 신상진 성남시장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해체'라는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성남FC를 1부 리그로 승격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때 성남FC를 '비리의 대명사'라 규정했던 신 시장이다. "구단주를 하고 싶지 않다"고까지 했다. 그 바람에 성남FC는 매각·해체·연고지 이전설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프로축구를 즐기는 성남 시민들의 반발에 한 발 물러났다. 결국 신 시장은 구단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미운털이 박힌 성남FC였다. 신 시장은 130억원의 보조금을 올해 73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깎아 버렸다.

그러면서 신 시장은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마찬가지로 '투자유치'를 내세웠다.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성남FC 운영자금에 보태겠다는 것.

하지만 신 시장의 말처럼 '비리의 대명사'로 내몰린 성남FC의 광고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최악이다. 이재명 시장 시절 성남FC에 광고를 했던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 등 뇌물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된 이들 성남시내 주요 기업들이 또다시 광고주가 돼 주리라 기대할 수는 없다.

게다가 성남FC가 2부 리그로 강등되면서 홍보 효과조차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성남FC 구할 '오일머니'…'어떻게' 구하나?


성남FC 클럽하우스 연습구장. 이준석 기자

성남FC 선수들의 연봉 총액은 60억 원 정도로, 리그 최하위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시 보조금까지 대폭 줄면서 성남FC는 '생존'를 위해 주전 선수들을 대거 방출하고 있다.

지난 월드컵 대표팀에도 발탁됐던 측면 수비수 최지묵 선수를 비롯해 중앙 수비수 연제운, 부주장이자 핵심 수비수였던 박수일, 측면 수비수 이시영 등 고액 연봉자와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을 대거 내보냈다. 현재 성남FC 주전 선수는 절반 밖에 남지 않았다.

이처럼 프로무대에서 구단의 자본력은 성적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프랑스 리그1의 파리 생제르맹(PSG) FC,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첼시·뉴캐슬 등 명문 클럽들도 중동의 석유나 가스 등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한 천문한적인 '오일머니'가 저반에 깔려있다.

성남FC 역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시장 재임 시절인 2010~2018년까지 마지막 2년을 제외하고 1부 리그에서 꾸준히 중위권 성적을 거뒀다. 2011년, 2014년에는 FA컵 우승도 차지하기도 했다.

성남시 제공


신 시장이 천명한 1부 리그 승격을 위해서는 성남FC를 위한 '오일머니'가 필요한 셈이다.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머니'를 충당하겠다고 밝힌 신 시장이다. 하지만 성남FC에 대한 검찰 수사로 시민구단에 등을 돌리고 있는 기업들의 발길을 어떻게 돌려놓겠다는 답은 내놓지 않았다.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성남FC를 1부 리그에 올려 놓겠다." 듣기 좋고 하기 쉬운 말이다. 하지만 투자를 '어떻게' 유치하느냐는 이제는 정말 어려운 문제가 돼버렸다.

신 시장은 장밋빛 목표를 내세우기 전에 성남시민에 '어떻게'에 대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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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석 기자 lj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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