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BA·로스쿨·의사면허 ‘3관왕’ 가능… 이 천재의 정체는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3. 2. 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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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화이트칼라 위협하나

오픈AI가 지난해 11월 말 출시한 AI(인공지능) 챗봇 ‘챗GPT’가 학계와 교육계, 산업계를 뒤바꾸며 하나의 신드롬이 되고 있다.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도 챗GPT와 AI가 중요 주제로 다뤄졌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 때 챗GPT로 신년사를 써본 경험을 언급할 정도다.

인사이더는 챗GPT의 등장을 2007년 아이폰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오며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을 때와 비교하며, “챗GPT가 각계에서 전례 없는 혼돈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챗GPT를 시작으로 AI의 시대가 본격 열리며 수많은 것들이 변화의 시기를 맞을 것이란 뜻이다. 특히 창의력과 정확성을 기반으로 하는 사무직과 전문직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진=Getty Images Bank
그래픽=김현국

◇의사면허시험 통과 수준인 챗GPT

챗GPT는 인공지능 연구소인 오픈AI가 작년 공개한 챗봇 AI다. 사용자가 묻는 질문에 다양한 답변을 하는데, 그 수준이 기존에 공개된 AI에 비해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몇 가지 주제어를 넣으면 관련한 수준 높은 에세이도 써준다. 최근엔 챗GPT의 성능이 인간 못지않다는 연구 결과도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미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의료기관인 앤서블헬스 연구진은 챗GPT를 대상으로 3단계에 걸친 미국 의사면허시험을 실시한 결과, 챗GPT가 모든 시험에서 50% 이상 정확도를 보여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 의사면허시험을 통과할 수준이라는 것이다.

미 미네소타대 로스쿨 교수진이 4개 과목의 졸업시험을 챗GPT에게 시킨 결과, 챗GPT는 평균 C+ 학점을 받을 수준인 것으로 판단됐고, 명문 MBA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도 챗GPT는 필수과목 기말시험에서 B 학점을 받을 수준으로 나타났다.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CNN은 “미국의 부동산 중개인들이 매물 소개 글을 홈페이지에 올릴 때 챗GPT를 통해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몇 가지 키워드를 넣으면 사람이 1시간 걸려 작성할 글을 5초도 안 돼 써준다는 것이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챗GPT는 AI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일상 생활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했다”고 했다.

◇챗GPT에 깜짝 놀란 교육계

챗GPT의 놀라운 수준으로 인해 당장 문제가 생긴 것은 교육계다.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사립대인 퍼먼대와 미시간주의 노던미시간대의 철학 수업에서는 챗GPT로 작성된 에세이를 제출한 3명의 학생이 적발되기도 했다. 미 교육계는 분주히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워싱턴대와 버몬트대는 학내 규정에 ‘AI를 활용한 표절’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뉴욕주 교육부는 아예 지역 공립학교의 와이파이에서 챗GPT 접속을 차단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챗GPT 같은 인공지능을 논문 공동저자로 인정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최근엔 챗GPT가 쓴 글인지를 식별하는 ‘제로GPT’라는 탐지 서비스도 등장했다.

반면 챗GPT를 교육에 적극 활용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와튼스쿨의 이선 몰릭 교수는 올해 강의계획서에 “챗GPT를 공부와 숙제에 적극 활용하라”고 적었다. 학생들에게 세상의 변화와 그 변화에 적응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라는 이유다.

◇화이트칼라 일자리 위협받나

테크 업계에선 챗GPT를 필두로 다양한 AI가 쏟아지면서 산업적으로 큰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마케츠에 따르면 작년 869억달러(약 107조원)였던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매년 36.2% 성장해 2027년엔 4070억달러(501조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챗GPT 같은 AI가 늘어나면서 이를 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GPU(그래픽처리장치)와 클라우드(가상서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AI 개발의 가속화로 화이트칼라 직업들이 쇠퇴를 맞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특히 교사, 금융 애널리스트, 낮은 수준의 코딩을 하는 엔지니어, 기자를 포함한 콘텐츠 크리에이터, 그래픽디자이너 등이 AI로 대체될 가능성 높은 직업군으로 꼽힌다. 뉴욕포스트는 “AI가 사무직 노동자를 대체하고 있다. 이미 늑대는 문 앞에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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