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서 ‘망 이용료’ 놓고 맞붙는 통신업계·빅테크
한국에서 처음 촉발된 ‘망(網) 이용료’ 이슈를 둘러싸고 이달 말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및 콘퍼런스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3′ 무대에서 세계 통신 업계와 빅테크 간 양보 없는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 MWC에는 빅테크인 구글과 넷플릭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도 전시회장에 부스를 차리거나 고위 임원이 패널로 참여할 예정인 만큼, 주요 의제인 ‘망 이용료’를 놓고 양측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MWC는 세계 750개 통신 업체의 모임인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 주최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매년 2월 말~3월 초 열리는 행사다.
◇‘망 이용료’, 올 MWC 주요 의제로
MWC 개막 첫날(2월 27일) 예정된 제1기조 세션의 주제가 바로 ‘공정한 미래’로 예고됐다.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될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망 이용료 부과와 관련한 법안의 도입 필요성을 다룰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성 ‘공정’은 그동안 한국과 유럽 통신 업체들이 빅테크를 향해 주장해온 ‘망 이용료 의무화’를 가리킨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유럽 주요 통신 업체들은 EU에 “트래픽을 가장 많이 유발하는 빅테크들이 통신망 유지에 부담을 주고 있는 만큼, 비용에 대한 공정한 기여를 하도록 입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한 상태다.
이뿐 아니라 MWC에선 ‘네트워크 투자, 디지털 혁명을 실현하다’란 주제로 세션도 열린다. 우리나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을 비롯해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미국 메타의 고위 임원 등이 패널로 참석한다. 독일 역시 우리나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처럼 도이치텔레콤과 메타가 망 이용료를 둘러싸고 법정 다툼을 벌이는 상황이다.
당초 망 이용료 논쟁은 지난 2020년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요구하는 국내 인터넷망 서비스 업체인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서 자신들은 책임질 채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받으려고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다. 넷플릭스는 지난 2021년 1심에서 패소했지만,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우리나라 여야 국회의원들이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IT 기업들에 의무적으로 망 이용료를 내도록 하는 법안(7건)을 잇따라 발의했고, 여기에 구글 등 빅테크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 싸움은 구글·넷플릭스와 한국 통신 업계(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간 다툼으로 확전됐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ETNO(유럽통신사업자연합회)와 GSMA도 빅테크들이 망 이용료 내지 통신 인프라 구축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본격 내면서 세계 통신 업계와 빅테크 간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6대 빅테크, 전세계 트래픽 절반 차지
MWC를 앞두고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데이터 트래픽의 절반 가까이를 6대 빅테크(구글·넷플릭스·메타·MS·애플·아마존)가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까지 최근에 나오면서 망 이용료 논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네트워크 설루션 기업 ‘샌드바인’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 인터넷 트래픽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 가운데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 6개 빅테크가 절반에 육박하는 48%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19년에는 6대 빅테크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데이터 트래픽 비율이 43%였는데, 이보다 더 늘어난 셈이다. 기업별 트래픽 비율은 구글 13.9%, 넷플릭스 13.7%, 페이스북 6.5%, 마이크로소프트 5.1%, 애플 4.6%, 아마존 4.2% 등 순이었다. 특히 서비스별로는 동영상 서비스에 따른 트래픽 비율이 1년 전보다 24% 증가한 65.9%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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