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충'에 디샌티스 "재선 성공"…美공화 잠룡간 신경전 가열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내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경쟁자로 부상한 디샌티스 주지사를 향해 "출마하면 불충(不忠)"이라고 불출마를 압박하고 나서자,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자신은 '재선'에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격을 가했다.
1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인 '더힐'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전날(1월31일) 고등 교육 개혁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충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나는 침대에서 서서히 나오고 있고, 모든 각도에서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어 자신이 플로리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했던 것을 강조하면서 "만약 당신이 코로나와 같은 위기 상황을 맞아 당신이 선출된 사람일 때 좋은 점은 당신이 모든 종류의 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배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좋은 점은 국민들이 당신을 다시 뽑든 아니든 간에 그것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저는 재선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플로리다주 역사상 어떤 공화당 주지사 후보보다 높은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플로리다 역사상 어떤 주지사 후보보다 (상대 후보를) 150만표 이상 많은 표차로 승리했다"면서 "그래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플로리다주에선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답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자신은 코로나19 대응과 재선에 성공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28일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차기 대선 경선을 향한 첫 선거운동에 돌입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자신의 지원 덕분에 디샌티스 주지사가 처음 주지사로 당선됐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내가 그를 당선되도록 했기 때문에 그가 출마하는 것은 상당히 불충한 행위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내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는 기회가 없었고, 그의 정치 생명은 끝이 났었다"고 사실상 불출마를 압박했다.
자신이 대통령 재직시 발생한 코로나19에 대응해 각종 제한 조치를 했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주를 폐쇄하지 않은 공화당 주지사가 있다", "(대응) 기조를 수시로 바꿨다"며 디샌티스 주지사의 코로나 대응 방식도 문제 삼기도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코로나19 대유행 때 학교 수업을 재개하는가 하면, 마스크 의무화 및 백신 접종 반대 등 연방정부의 조치와는 다른 행보를 한 바 있다.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충 발언을 둘러싸고 입장차가 드러나고 있다.
존 코닌 상원의원(텍사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충 발언에 대해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디샌티스 주지사는 중요한 주에서 인상적인 재선 선거운동을 벌였다"며 "우리는 새로운 피가 필요하고 디샌티스 주지사는 출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와이오밍)도 "이것은 불충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국가의 미래 어젠다를 가장 잘 표현하는 사람이 공화당 경선에서 나올 것이고, 그것이 누구 될 것인지 정해진 결론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우리는 트럼프 정책을 좋아하지만, 새로운 사람을 원한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느냐"면서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없는 트럼프 정책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이달 15일 대선 출마 선언을 예고하는 등 다른 군소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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