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왜 우리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며칠째 영희는 동생을 데려온다.
수업 시간에도 옆에 앉히고 점심도 같이 먹는다.
중도입국 중학생을 위한 겨울방학 특강인데 같이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 동생이 갈 데도 없고 돌볼 사람도 없는 모양이다.
영희는 한국 거주 기간이 5년이 돼 가고 철수는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철수는 숙박시설에서 지낸다. 하루 2만원짜리 여관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철수가 수업을 마치고 부지런히 돌아가는 곳이 엄마와 겨우 몸을 누일 수 있는 여관방이다. 어쩌면 겨울방학도 여기에서 날 것 같다.
영희는 한국 거주 기간이 5년이 돼 가고 철수는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두 아이 모두 장기 정착을 계획하고 있는 외국인 주민 가정의 아이들이다. 외국인 주민 가정이 늘어가면서 다양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발견된다. 대부분의 아이는 부모 그늘에서 생계와 돌봄과 교육을 받지만 때로 그 내용과 질이 위태위태한 아이들이 있다. 물론 한국 국적의 아이 중에도 이런 경우가 있다. 외국인 가정만 그런 것은 아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외국인 가정의 아이들은 도울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공적인 지원이 제한된다. 국민이 아니니 생계나 주거급여 같은 기초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다. 나도 국민의 한 사람이니 외국인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넘어간다. 자국에 땅이 있는지 집이 있는지 그건 또 어찌 알겠는가, 이렇게 생각하고 지나가려 해본다. 아이들도 우리 곁을 그냥 스쳐 지나가면 문제가 없으련만 아이들이 머문다. 더 길게 더 심각한 상황으로.
가족에 대한 책임을 가족이 알아서 지라고 하는 것은 분명 야만적이라고 여겼는데 국적 앞에서 흔들린다. 아무나 세계시민이 되는 게 아닌가 보다. 흔들리면서도 아이들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아이들 인생에 행복한 기억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기 때문이다. 이주민의 서러운 기억까지 보태서 상한 영혼으로 성장하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아이들이 정붙이고 깃들 만한 곳, 다리 뻗고 마음 뒹굴 만한 곳. 누가 만들 수 있나? 곁에 있는 사람의 몫 우리 몫인가 보다. 괜히 생각했다.
정종운 서울 구로구가족센터장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영재, 입장 삭제 ‘줄행랑’…“처형에 몹쓸짓, 부부끼리도 안 될 수준”
- “100인분 예약 후 당일 ‘노쇼’, 음식 버리며 울컥”…장애인체육회 결국 보상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아이 보는데 내연남과 성관계한 母 ‘징역 8년’…같은 혐의 계부 ‘무죄’ 왜?
- 배우 전혜진, 충격 근황…“얼굴이 콘크리트 바닥에…”
- 반지하서 샤워하던 여성, 창문 보고 화들짝…“3번이나 훔쳐봤다”
- "발가락 휜 여자, 매력 떨어져“ 40대男…서장훈 “누굴 깔 만한 외모는 아냐” 지적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