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과제는
사회·경제·산업 분야 희생도 따라
날씨뿐 아니라 생태계 변화 포함
기후 위기 예측 기술 개발 따라야
새해 들어 지구 곳곳에서 들려오는 이상 기상 소식이 예사롭지 않다. 유럽에서는 한겨울 이상 고온 현상이 속출하고 있는데 유럽 서남쪽에서 유입된 따뜻한 공기의 영향으로 스위스, 프랑스, 폴란드 등 유럽 중서부 주요 국가들의 1월 최고기온이 잇따라 경신됐다. 한편 한여름을 보내고 있는 남아메리카의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강수량 부족으로 옥수수, 콩 등 작물 수확이 감소해 식량 부족 사태가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1월 한 달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한파와 이상고온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기온의 큰 널뛰기 현상이 있었는데, 특히 제주도에서는 유채꽃과 매화가 만발하는 등 생태계 교란 현상이 나타났다.
지금은 기후위기 시대이며 가장 당면한 과제는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탄소중립 사회를 이루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우선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혁신적인 신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신기술 개발과 함께 반드시 동반돼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탄소중립 사회에 부응하는 기후위기 감시·예측 기술의 개발이다.
탄소중립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경제·산업 분야에서 엄청난 대가 지불이 요구될 것이다. 그러한 희생과 노력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뒷받침할 과학적인 설득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바로 그 근거는 기후위기 감시·예측을 통해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앞으로의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감시는 기후위기에 영향을 미치거나 기후위기로부터 영향을 받는 모든 영역과 분야가 포괄적으로 고려된 측면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과학적이고 혁신적인 기술로 감시망을 구축해 사회·경제·산업 주체들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의 결과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후위기 예측 기술의 개발이다. 사회·경제·산업 주체들에게 탄소중립 과정에서 온실가스 감축의 결과로 나타날 기후변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자연적인 기후 변동 예측 정보가 아니라 탄소중립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동반될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변화에 기인한 기후체제의 변화를 예측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예측 정보는 극단적인 날씨 정보를 포함할 뿐 아니라 물, 식량, 해양산성화, 해수면 상승 그리고 생태계의 변화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탄소중립 기본법의 성공적인 이행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할 뿐 아니라 사회·경제·산업 분야에 예전과 다른 새로운 도약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예상욱 한양대 교수 기후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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