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직 공개 부실…‘셀프 심사’ 막는 위원회는?

황현규 2023. 2. 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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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32년 만에 지방자치법이 바뀌어 지방의회의 권한과 함께 책임과 투명성도 강화됐습니다.

의원 겸직 정보를 공개하고, 외부 인사로 위원회를 구성해 징계 등을 심사하게 했는데요.

법 시행 1년이 지났지만, 의무를 지키지 않는 의회가 많습니다.

지방자치법 개정 취지를 되짚어보는 KBS의 연속 보도,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지방선거로 뽑힌 부산시의회 의원은 47명.

이 가운데 35명이 의정 활동과 다른 일을 같이 한다고 신고했습니다.

겸직 의원 중 영리 목적으로 일하며 보수를 받는 의원은 24명.

특히 의원 8명은 연간 보수액이 각각 1억 원이 넘습니다.

이런 겸직 정보는 부산시의회 홈페이지에서 시민 누구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지방의회 의장은 의원들의 겸직 신고 내용을 해마다 한 번 이상 공개해야 합니다.

부산의 기초의회도 겸직 공개 의무를 지키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16개 구, 군의회 가운데 남구와 연제구, 동래구 등 3곳은 지난해 현역 의원들의 겸직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지방자치법을 지키지 않은 건데, KBS가 취재한 뒤인 지난달에서야 의회 홈페이지에 겸직 자료를 올렸습니다.

공개된 겸직 정보도 살펴봤습니다.

KBS가 지난해 겸직 정보를 공개한 기초의회 13곳을 조사한 결과 9곳은 소속 단체와 직함만 올렸고, 영도구의회는 보수 수령 여부를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보수 수령 여부와 수령액까지 모두 공개한 기초의회는 강서구와 중구, 북구 등 3곳에 불과했습니다.

대부분의 기초의회가 하나 마나 한 공개에 그치고 있습니다.

[김예찬/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 : "민간 활동과 공공 활동이 충돌하면 안 된다는 취지에서 겸직 공개를 한 건데, 그런 것(보수액 등)을 공개 안 해 버리면 시민들이 파악할 수 없으니까…."]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는 윤리특위와 함께 윤리심사자문위원회도 설치해야 합니다.

외부 인사로 구성한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지방의원의 겸직과 이해충돌 여부, 징계안 등을 심사해 의견을 냅니다.

이른바 '셀프 심사'로 제 식구 감싸기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걸 막자는 취지인데요.

부산의 기초의회에선 법 규정을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9대 기초의회가 출범한 지난해 기준으로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설치한 곳은 연제구와 북구, 사하구, 동래구, 기장군 의회 등 5곳으로 기초의회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정지웅/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 "외부 위원들도 들어오게 해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라고 지방자치법에서 제도를 만들어 놨는데, 법 위반을 하고 있다는 얘기죠."]

이렇게 지방의회가 최소한의 의무를 지키지 않더라도 명확한 처벌 조항이 없어 법 위반을 막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소연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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