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장 천지인데…금호강변에 또 짓겠다는 대구시

백경열 기자 2023. 2. 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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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7월까지 6곳 증설 계획
환경단체 “생태계 파괴” 반발

대구시가 금호강변에 파크골프장을 추가로 짓겠다고 밝혀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파크골프장은 공원에서 골프를 치는 개념으로, 이용료가 저렴해 고령층에서 인기를 끌면서 최근 각 지자체에서 잇따라 조성하고 있다.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1일 대구시 산격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의 금호강변 파크골프장 증설 계획 중단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로 구성됐다.

대책위는 “강변은 야생동물이 살아가는 하천 생태계에서 아주 중요한 곳”이라면서 “이곳에 골프장이 들어서면 야생동물은 살 곳을 잃는다”고 밝혔다. 이어 “금호강은 인간보다 야생 세계와 가깝지만 인간은 모두 내놓으라고 하고 있다”며 “야생생물 입장에서는 끔찍한 테러이고 인간의 지나친 욕심이자 탐욕”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파크골프장은 주로 노인들이 이용하는 등) 일부 주민만을 위한 개발계획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며 “그것이 공존의 길이자 대다수 시민과 미래 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길”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달 26일 사업비 82억5000만원을 들여 내년 7월까지 금호강변 부지에 파크골프장 6곳(108홀)을 신설 또는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29홀 규모인 동구 봉무파크골프장과 18홀 규모의 달서 강창파크골프장에 각각 9홀을 추가로 만들겠다는 게 대구시의 구상이다. 서구 비산동 매천대교 상단에는 9홀을 새롭게 조성한다.

대구시는 또 북구 사수동에 36홀, 노곡동에 27홀짜리 파크골프장을 각각 짓고 달성군 방천리 해랑교 인근에도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지을 계획이다.

대구지역에는 현재 25곳(513홀) 파크골프장이 운영 중이다. 이는 전국 특별시와 광역시 7곳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대구보다 인구가 많은 부산이나 서울에는 10곳 안팎의 파크골프장이 있다. 대구시 계획에 따라 사업이 완료될 경우 이 지역 파크골프장 수는 29곳(621홀)으로 늘어난다.

김동우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자연환경 및 야생동물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긴밀히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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