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몰매 사망’에 백인경찰 가해사실은 숨겼나…美당국 은폐 논란

박준희 기자 2023. 2. 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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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20대 흑인 운전자에 집단폭행을 가해 사망케 한 경찰관들 중에 백인 경찰이 연루돼 인사 조치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가해자가 모두 흑인 경찰이었다던 관계 당국의 발표에 대해 '은폐 시도 의혹'이 일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0대 흑인 남성 타이어 니컬스는 1월 7일 교통단속 과정에서 경찰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한 뒤 병원에 옮겨졌으나 사흘 후인 10일 병원에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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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사건 당시 ‘전원 흑인경찰’ 소행 공개
뒤늦게 연루된 백인경찰 인사 조치 드러나
유족 측 “왜 이제서야 공개되는 이유 뭔가”
지난 1월 7일(현지시간) 교통단속 과정에서 경찰의 집단 폭행을 당한 뒤 사흘 후 사망한 타이어 니컬스(오른쪽)의 생전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20대 흑인 운전자에 집단폭행을 가해 사망케 한 경찰관들 중에 백인 경찰이 연루돼 인사 조치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가해자가 모두 흑인 경찰이었다던 관계 당국의 발표에 대해 ‘은폐 시도 의혹’이 일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0대 흑인 남성 타이어 니컬스는 1월 7일 교통단속 과정에서 경찰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한 뒤 병원에 옮겨졌으나 사흘 후인 10일 병원에서 숨졌다. 사건 당시 니컬스는 난폭 운전 혐의로 정지 지시를 받았다가 경찰의 과잉대응에 놀라 자신의 집 방향으로 달아났다. 추격해온 경찰관들은 체포 과정에서 그를 주먹과 발로 마구 때리고 진압봉을 휘둘렀다.

니컬스는 체포 뒤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흘만에 신부전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이에 미 현지 당국은 지난 20일 가해 경찰관 5명을 면직했다며 이들의 실명을 밝히고, 가해자 전원이 흑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니컬스의 죽음에 따른 인종 차별 논란은 증폭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프레스턴 헴필이라는 백인 경찰관이 당시 차에서 니컬스를 강제로 끌어냈으며, 동료 경찰관 2명이 땅바닥에 니컬스를 쓰러뜨려 놓은 후 헴필이 니컬스에게 테이저건을 쐈다는 사실이 지난 30일 언론보도로 알려졌으며 당국도 이를 확인했다. 또 멤피스 경찰국 관계자는 폭행사건 발생 다음날인 8일부터 헴필과 또 다른 익명 경찰관 1명에 대해 현장근무 중단 및 내근 전환 명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희생자 유족을 대리하는 인권변호사 벤 크럼프는 "헴필의 신원과 그가 타이어(니컬스)의 죽음에서 했던 역할이 이제서야 공개되는 이유가 뭐냐"며 경찰이 기강을 세우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헴필이 테이저를 쏘는 장면은 현장 영상을 검토하던 니컬스의 계부 로드니 웰스가 처음 발견해 변호인들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으로 지난 20일 면직된 흑인 경찰관 5명은 현재 2급살인죄 등으로 기소된 상태지만, 헴필은 내근 전환 명령에 이어 직무배제 조치를 받았을 뿐, 면직되거나 기소되지는 않았다. 헴필의 변호인 리 제럴드는 헴필이 니컬스의 차를 정차시킨 현장에는 있었으나 그가 달아나다가 붙잡혀 최루 스프레이를 맞고 경찰관 5명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는 현장에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멤피스 경찰이 흑인 경찰관 5명의 명단을 공개한 것과 달리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이 더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었던 동기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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