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무리수·SNS 인증샷 ‘악재’…흔들린 ‘어대현’

조미덥·이두리 기자 2023. 2. 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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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안철수 대결서 밀려
전대 룰 변경·유력주자 공격
지지층 ‘확장’ 막는 자충수로
안 “지지 의원 20명 넘는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레이스에서 친윤석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김기현 의원(왼쪽 사진)의 대세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불출마 후 그 지지 세력들이 안철수 의원(오른쪽)에게 옮겨가면서 양자 대결에서 김 의원이 안 의원에게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김 의원을 대표로 만들기 위한 친윤계의 무리수가 다른 후보 지지층의 반발을 사 김 의원의 확장성을 제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성인 1006명(국민의힘 지지층 4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은 차기 당대표 가상 양자대결에서 안 의원(60.5%)을 김 의원(37.1%)보다 크게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9%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번 조사는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달 25일 직후 실시됐다. 이 밖에도 1일 발표된 여론조사를 포함해 최근 언론사가 의뢰한 여러 조사에서 김 의원은 잇따라 안 의원에게 뒤지고 있다. 공통적으로 나 전 의원과 유 전 의원의 지지층이 김 의원보다는 안 의원에게 많이 옮겨간 것으로 분석됐다.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을 내세워 일찌감치 승기를 굳히려던 김 의원의 계획도 틀어졌다.

이를 두고 친윤계의 무리수가 독이 됐다는 지적이 당 일각에서 나온다. 친윤계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100%와 결선투표 도입 등 선거 규칙을 바꾸고, 초선 의원들까지 앞세워 여론 지지가 높은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을 주저앉히려 노력했다. 이 과정이 무리하다고 느낀 두 전 의원 지지층이 김 의원으로 옮겨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비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당원들 평가가 안 좋은데 김 의원이 그들과 손잡을 때부터 예견된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배구선수 김연경, 가수 남진씨가 자신을 지지하는 듯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당사자들이 부인하면서 비판에도 직면했다. 김 의원은 이날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표현 과정에서 오해받을 소지가 있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 우위의 기세를 대세로 굳히려 하고 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자신이 선두로 나온 여론조사에 대해 “수도권에서 총선 승리할 당대표가 누구냐는 의견이 전국적으로 수렴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민심을 따라가는 게 당심”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그런 경향은 뚜렷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현역 의원 지지가 없다는 지적에 “많은 의원들이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전화를 준다. 공개적으로 표현을 안 하는 것”이라며 “(지지 의원이) 스무 분이 넘는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이미 두 번에 걸쳐 김 의원의 유력 경쟁자들을 주저앉힌 친윤계가 안 의원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하고 있다. 지지율 격차가 유지되면 안 의원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 수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조미덥·이두리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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