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 무역적자 ‘사상 최악’
에너지 수입액 큰 폭 증가 대비
수출, 반도체 44% 급감에 16% ↓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 폭이 월간 기준 역대 최대인 126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 수출이 44%나 급감한 가운데 에너지 수입액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무역수지는 11개월째 적자를 냈고, 수출도 4개월 연속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수출이 462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산업부는 “고물가와 고금리 등 세계 경기둔화와 반도체 업황 악화로 수출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최대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1년 전보다 44.5%나 급감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약 48억달러 감소하면서 지난달 국내 전체 수출 감소분의 약 52%를 차지했다.
일반기계(-15.8%), 석유화학(-25.0%), 철강(-25.9%) 등 다른 주요 수출 품목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보다 21.9%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어냈지만 전체 수출량 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이 31.4% 줄었다. 반도체 등 주요 품목 가격 하락과 맞물리며 중국 수출 둔화는 8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0.2%)을 제외한 아세안(-19.8%), 미국(-6.1%), 일본(-12.7%) 등 주요 수출시장도 뒷걸음쳤다.
같은 기간 수입은 589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6% 줄었다. 반도체와 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이 감소했지만,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은 늘었다. 지난달 에너지 수입액은 158억달러로 최근 10년 평균(103억달러)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4억7000만달러)의 4분의 1을 웃도는 규모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종전 적자 최대치였던 지난해 8월(94억3500만달러) 기록을 넘어섰다. 무역적자는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연속 이어졌다.
정부는 대규모 무역적자는 우리 경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무역금융·인증·마케팅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애로를 해소해 나가는 한편, 원전·방산·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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