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온 고려불상, 일본에 돌려줘라"

조한필 기자(jhp@mk.co.kr) 2023. 2. 1. 20: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심 판결 2심서 뒤집혀

문화재 절도범이 일본에서 국내로 밀반입한 금동관음보살좌상(불상)의 소유권이 서산 부석사가 아니라 일본 관음사에 있다는 2심 판결이 나왔다. 1심은 소유권이 부석사에 있다는 판단을 내렸는데 2심에서 뒤집힌 것이다.

대전고법 민사1부(부장판사 박선준)는 1일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유체동산인도 청구 항소심에서 원고 청구 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불상의 소유권이 일본 관음사에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법원이 불상을 일본에 돌려줘야 한다고 판시한 것은 이미 취득시효가 완성됐다는 법리적 판단 때문이다. 법원은 왜구가 불상을 약탈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상당하다면서도 일본 민법에 따라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해석했다.

재판부는 "1953년부터 불상이 도난당하기 전인 2012년까지 60년간 소유의 의사로 불상을 점유해 취득시효(20년)가 완성됐다"면서 "불상이 불법 반출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취득시효 완성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이는 국내 민법에 의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했다.

이 사건은 2012년 국내 문화재 절도단이 일본 대마도 소재 관음사에 보관돼 있던 불상을 훔쳐 국내로 밀반입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일본 정부가 불상 반환을 요구하던 중 부석사가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2016년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대전/조한필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