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하오 LG배 우승...세계바둑 2000년생 시대 본격화
27번째 LG배의 주인공은 중국 딩하오(23) 9단이었다. 딩하오는 1일 베이징 중국기원서 막을 내린 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서 양딩신(25) 9단과 320수에 이르는 격전 끝에 흑 반집 승, 2대0의 전적으로 완봉 우승했다.
중국 5위 딩하오는 초반 우하귀 전투에서 우위에 선 뒤 막판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했다. 중반까지 낙승 분위기를 탔던 딩하오는 지나친 안전 운행으로 상대의 열화와 같은 추격전에 휘말리다 가까스로 반집을 남겼다. 전기 준우승자 양딩신(중국 3위)은 좌중앙 흑 대마 공격이 실패로 돌아간 뒤에도 끈덕진 추격전을 펼쳤으나 역전까지엔 못 미쳤다.
이로써 딩하오는 첫 세계 도전에서 무패 우승하는 감격을 누렸다. 국내 3관왕을 포함해 보유 타이틀 수는 4개로 늘어났다. 딩하오는 또 중국의 46회째, 22명째 메이저 챔피언으로 등록됐다. 반면 2019년 제23회 LG배 챔프 출신인 양딩신은 2년 연속 준우승의 쓴맛을 봤다. 두 기사 간 상대 전적은 딩하오 기준 8승 6패로 한 발 더 벌어졌다.
이번 결승은 중국 기사끼리 LG배 패권을 겨룬 여섯 번째 대결이었다. 한국은 전기 챔프 신진서가 준결서 양딩신에 패하는 등 중간에 전멸, 3연패(連覇)를 이어가지 못했다. 국가별 우승 회수에선 한·중이 12회로 타이를 이뤘다.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은 1억원.
딩하오의 LG배 제패는 세계바둑 중심축이 2000년대 출생 기사들의 각축장으로 이동했음을 확인해주는 신호다. 그 동안엔 2020년 24회 LG배 우승을 시작으로 3년간 4개 메이저를 정복한 신진서가 유일한 ‘새천년동이’ 세계 챔프였다. 신진서의 존재를 부러워해온 중국은 딩하오를 통해 오랜 염원을 풀었다.
현재 세계 메이저 전장 ‘최대 주주’는 신진서다. 삼성화재배를 갖고 있고, 동갑나기 셰커(謝科)와의 잉씨배 결승 3번기를 기다리고 있다. 메이저 타이틀 점유율 1.5개로 가장 높다. 셰커는 2021년 몽백합배 준우승자이기도 하다.
몽백합배는 96년생 미위팅이 보유 중이고 춘란배는 변상일(97년생) 대 리쉬안하오(95년생)의 결승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세계 판도를 신진서·셰커·딩하오 등 2000년생들의 3파전으로 점치는 전망이 많다. 신진서는 딩하오에게 5승 3패로 앞선 반면 셰커와는 딱 한 번(2017년 리민배) 마주쳐 패했다.
아쉬운 것은 세계 정상 다툼에서 신진서를 받쳐줄 국내 2000년대생 인재가 잘 안 보인다는 점. 중국은 딩하오·셰커 외에 랴오위안허(2019년 삼성화재배 4강), 리웨이칭 등 2000년생 선수층이 두텁다. 딩하오의 전면 등장으로 새천년에 태어난 별들의 전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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