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메모리 한파 지속… 파운드리 역량 강화 등 체질 개선을 [K반도체 위기]
삼성전자 1분기 2조 안팎 적자 예상
“인위적 감산없다” 정공법 돌파 의지
하반기 수급량 조절돼 반등 전망도
“시황 흔들리는 메모리 편중서 탈피
AI·자율주행 등 확대… 경쟁력 강화”
그동안 세계 반도체 시장 패권 다툼은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과 삼성전자 간의 경쟁이었다. 하지만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서 전체적인 수요가 줄어든 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특수를 누렸던 PC와 전자기기 시장 침체로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경험했다.
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4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31.7% 감소했으며, 7억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시장의 불황 여파로 인텔은 올해 약 30억달러 규모, 2025년까지 최대 100억달러를 절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대만의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TSMC는 글로벌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지난 4분기 영업이익만 약 13조3000억원을 내며 삼성 반도체(약 2700억원)보다 무려 50배 가까운 성과를 거뒀다.
게다가 일본은 2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반도체 신설기업인 ‘라피더스’에 700억엔(약 683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지속적으로 추가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기업은 2027년까지 슈퍼컴퓨터, 자율주행차, AI 등에서 활용되는 로직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향후 10년간 5조엔(48조원)의 설비투자 등을 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전체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1분기 삼성전자 DS 영업손실 전망치는 2조2000억원(신영증권), 1조7910억원(한화증권), 1조7000억원(미래에셋증권) 등이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올해 영업손실 추정치를 7조2000억원으로 하나증권은 제시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자연 감산(간접적 감산) 등으로 수급량이 조절돼 업황 반등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공정 전환 등을 통한 자연 감산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K반도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은 글로벌 경기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경우가 많아 최근 경기 둔화로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이에 K반도체가 비메모리 분야도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결국 장비가 문제다. 장비가 있어야 메모리든 파운드리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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