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초안부터 난항 … 주호영 "국민 500명 공론화委 만들자"

이지용 기자(sepiros@mk.co.kr) 2023. 2. 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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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총선앞두고 정치적 부담
보험료율 인상 놓고 전전긍긍
"자문위 내부도 의견 갈리는데
공론화로 결론내기 쉽지 않아"

◆ 국민연금 개혁방안 해부 ◆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민간자문위원회가 연금개혁 초안 논의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특위 위원장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아직 당론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개혁 방향에 대해 국민 500명을 모아 '사회적 대화' 형태로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속도전을 벌이기보다 여론 설득에 좀 더 공을 들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권이 국민 부담 상승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공부 모임 '국민공감'이 주최한 '연금개혁의 방향' 강연에 참석해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민 500명을 모아 이미 두 차례 경험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자는 게 대다수 의견이고 그렇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고리원전 폐쇄 문제, 대학수학능력시험 방안과 관련해 이미 두 차례 정도 공론화한 경험이 있다"며 "500명의 다앙한 국민으로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두 번 다 전직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재개 여부'와 2018년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를 공론화위원회가 실시하는 공론조사를 통해 결정했는데 이 방식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문재인 정부 때처럼 공론화 과정을 질질 끌면서 논란은 논란대로 키우고, 일정은 차일피일 밀리는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인사는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회에서 보험료율 인상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가기에는 여야 모두 큰 부담 아니겠냐"며 "공론화를 통해 명분을 마련하겠다는 거지만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에서도 난립하는 의견을 통일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간자문위에서 보험료율 15% 인상에 합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긴급 브리핑을 자청해 "민간자문위에서 논의된 보험료율 15% 단계적 인상안은 정부안이 아니다"고 부랴부랴 진화했다. 정치권이든 정부든 보험료 인상 후폭풍에 모두 전전긍긍하고 있는 셈이다.

국회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으로서 역대 정부의 모든 국민연금개혁안 마련 작업에 참석한 바 있는 권문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장은 이날 진행된 강연에서 "보험료율에 대한 (양쪽) 의견이 굉장히 좁혀졌다"며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고 기금운용 수익률을 지금보다 2% 높인다고 가정하면 시간이 지나도 (국민연금 재원이) 계속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 연금개혁 모델을 소개하면서 캐나다를 시사점이 큰 나라로 꼽았는데, 캐나다 국민연금은 국고가 거의 안 들어가고 기금을 통한 운영 수입과 보험료 수입으로도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장은 "캐나다도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줘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풀펀딩'을 하는 방식으로 개혁을 짰다"며 "현재 캐나다는 급여(받는 돈)도 안정되고 보험료도 안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캐나다가 15년 치 보험료 인상 스케줄을 제시하고, 급여도 고정한 것처럼 투명하고 신뢰받는 계획으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연금특위) 활동 기한이 4월까지이긴 하지만 필요하면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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