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활용 방안 논의 '잠잠'...대통령 행사도 변수?

김철희 2023. 2. 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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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김철희 사회1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Q]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청와대 개방 열기가 한풀 꺾일 동안 물론 정부도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처음엔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처럼 만들겠다는포부까지 밝혔는데 이게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김철희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벌써 2년째네요. 시간이 참 빠른데 리포트 보니까 김 기자도 청와대 여기저기 둘러봤겠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청와대 문이 열렸던 게 지난해 5월이니까 시간이 꽤 지났는데요. 제가 개방 첫날에 당시 청와대 중계 담당이어서 생중계를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당시에 정말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청와대에 출입하려고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고요.

아까 리포트에 잠깐 나왔지만 시작하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청와대로 몰려들면서 정말 발 디딜 틈 없을 정도였는데요. 심지어 또 몰려든 관광객 때문에 경내 훼손 우려가 제기됐을 정도였습니다.

살펴 보니까 바로 하루 만에 불전함이 훼손돼서 사람이 너무 많은데 청와대 관리가 너무 안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제기됐을 정도였는데요. 제가 여덟 달 만에 다시 청와대를 찾았더니 전혀 다른 공간이 돼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를 감안한다고 해도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했던 건데요. 저희끼리 관람객 수가 안내해 주시는 분들과 비슷한 것 같다, 이런 우스갯소리도 나눴을 정도였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방금 나간 화면은 지난해 5월 상황인 거고요.

[앵커]

당시에 또 봄이기도 했었고 지금은 또 날씨 춥고 눈이 많이 와서 우연히 관람객들이 적은 것 아니냐, 이런 생각도 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아마 계절적 요인이나 날씨 요인이 분명히 영향을 줬을 것은 같습니다. 저희가 통계를 살펴보니까 관람객이 점점 줄어가는 추세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는데요.

앞서도 잠시 살펴보셨지만 실제 개장 직후였던 5월과 6월에는 50만 명 넘는 사람들이 청와대를 찾았었는데 관람객 수가 꾸준히 줄더니 지난해 12월에 11만 명 수준까지도 떨어졌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7월과 9월 사이에도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에 있다가 10월에 잠깐 회복이 되기도 했었는데요. 이후에 다시 조금씩 줄어서 지금은 11만 명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제가 들어오기 전까지 예약 사이트에도 들어가 봤는데 예약이 3월까지도 미리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살펴보니까 하루에 6500명씩 시간대별로 받고 있는데 빈 자리가 거의 6000석씩 있을 정도로 아마 3월까지도 그렇게 많은 예약이 없는 것으로 봤을 때는 한동안 한적한 청와대 모습이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아까 리포트 내용 보니까 경북 안동에서 온 가족 인터뷰를 보니까 영빈관이 개방 안 돼서 많이 아쉬웠다라는 대목이 눈에 띄기도 했는데 청와대를 방문한 시민들 이야기도 직접 들어봤잖아요. 어떤 이야기가 많았습니까?

[기자]

제가 리포트에 나왔던 것보다는 더 많은 분들이랑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현장에서 만난 관람객 대부분이 청와대를 처음 찾아오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관람에는 만족한다, 이렇게 말한 것은 공통점이었는데 다만 여기 다시 찾아올 생각이 있는지 물었을 때는 의견이 조금 갈렸습니다.

날이 좋아지면 따뜻한 청와대를 한 번 더 찾고 싶다, 이런 사람도 있었고요. 반면 같은 곳을 다시 올 정도는 아니다, 이런 분들도 계셨습니다. 특히 새로운 콘텐츠가 없다면 굳이 다시 와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이런 분들도 계셨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관저라든가 영빈관처럼 관람이 제한된 구역이 여전히 많은 것도 아쉽다는 목소리가 있었고요.

또 청와대 내부에서도 보시면 춘추관 같은 곳에서는 전시라든지 예술 공연 같은 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서 아쉽다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앵커]

처음에 개방한다고 했을 때는 600점인가 있다고 홍보도 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전혀 홍보가 없다는 부분이 아쉽다는 얘기군요. 정부도 청와대 개방 뒤에 콘텐츠 개발이나 활용 계획 수립도 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아직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정부가 개방 뒤에 꽤 구체적인 안을 제시했었는데요. 처음에 영빈관을 근현대 미술품 전시장으로 활용하겠다고 했었고요. 전체적으로 청와대는 베르사유궁전처럼 활용하겠다는 말도 했었습니다. 그때 문체부 장관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박보균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처럼 건축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전시하는 개념입니다. 본관과 관저, 영빈관은 프리미엄 근현대 미술품 전시장으로 활용될 것입니다.]

[기자]

문제는 이후 추진 상황인데요. 반년이 지난 뒤에 문체부가 다시 업무보고를 했는데 청와대의 구체적인 활용에 대한 언급은 빠졌습니다. 대신 문체부에서는 청와대 활용 방안을 자문단이 논의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얼버무렸고요.

실제로 대통령실 산하에 자문단이 있고 거기서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원래 지난해가 끝나기 전까지는 자문 결과를 발표하겠다, 이렇게 말을 했었는데요. 이게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현재는 기약이 없는 상태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 2년 차인 지금도 뚜렷한 활용 계획이 없다는 건데 그 이유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그 사이에 변수가 많이 있었는데요. 첫 번째로 청와대 주변에서 기와라든가 백자 같은 문화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러면서 개발에 제동이 걸린 측면이 하나 있고요. 또 아까 베르사유 궁전처럼 개발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있은 다음에 야당이나 아니면 시민들 사이에서 반발이 컸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안대로 그대로 밀어붙이기가 힘들었다는 지적도 있고요. 또 다른 변수가 있는데요. 바로 대통령실이 청와대를 훨씬 더 자주 찾고 있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저희가 그래픽을 통해서 살펴볼 수가 있는데요.

대통령이 처음에 지난해 12월 5일 처음 국가주석과 국빈만찬을 시작으로 청와대를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에 해외 순방을 떠나기 직전까지 영빈관에 15번, 상춘재를 2번이나 활용을 했습니다.

제가 따져보니까 이틀에 한 번꼴로 청와대를 찾았던 건데 당연히 행사 전후에는 해당 구역 관람이 제한될 수밖에 없겠죠. [앵커] 김 기자, 잠시만요. 지금 보면 영빈관이 15번이거든요.

아까 박보균 문체부 장관이 영빈관은 프리미엄 근현대 미술품 전시장으로 활용될 거라고 지난해 7월에 했던 대목과 대비가 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당시에는 적극적으로 여기를 활용하겠다고 했는데 거의 이틀에 한 번씩 대통령이 찾다 보니까 전후로는 그쪽을 활용할 수 없게 돼버린 거죠. 저희가 또 청와대를 찾았던 날에도 영빈관에서 업무보고가 있어서 출입이 통제가 되고 있었는데요.

[앵커]

그래서 아까 그 인터뷰도 그렇게 나온 거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관람객분들도 영빈관을 보고 싶은데 못 봐서 아쉽다는 얘기를 하셨고요. 또 이게 행사가 있을 때만 관람이 제한이 되는 게 아니라 대통령 행사는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과 후에도 접근이 금지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내부 관람이 제한돼서 관람객들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조금 더 컸고요. 문화재청 같은 경우에는 사전 고지가 없는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또 질의를 해봤는데 대통령실 행사의 경우에는 관련 정보가 보안사항이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을 언급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답변을 받았고요. 또 대통령이 수시로 이곳을 찾아서 관람제한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된 활용이 어렵지 않겠느냐, 이런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개발에는 문화재 출토라는 변수가 있겠지만 결국 청와대 활용 측면에서는 지금 대통령실을 자주 이용하다 보니까 이게 변수가 되고 있는 건데 대통령실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당장 대통령실 처음부터 영빈관을 계속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지난해 12월이 처음 사용이고요. 그전까지는 국빈 만찬이나 이런 것을 국립중앙박물관을 사용하기도 했고 대통령실이나 민간 호텔까지 사용을 했었는데요.

경호 같은 문제가 잇따르면서 신축 시도도 있었던 것 아마 시민분들이 기억을 하실 겁니다. 그런데 국민여론 반대도 있었고 야당 반대에 부딪히면서 이것도 흐지부지가 됐죠. 상징성이랑 편의성을 고려해 봤을 때 아마 한동안 대통령이 영빈관 사용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대통령실 입장도 확인을 해봤습니다. 대통령실은 청와대 활용은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공간을 실용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함이며 이전 발표 때 영빈관 활용 방안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고 해명을 했는데요.

또 청와대를 국민의 품에 돌려드린 혜택은 300만 방문객들이 잘 알고 있을 거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또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자문단이 계획 발표를 하지 않느냐, 언제쯤 발표를 하느냐, 이것에 대해서도 질의를 해봤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따로 답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물론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아직은 용산이 국가적 상징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청와대 활용이 조금 아쉽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아무튼 국민 품으로 돌려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원점부터 좀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취재해 보니 어떤 준비가 필요해 보이나요?

[기자]

일단 대통령의 청와대 활용이 본격화되기 전에는 문화재청과 문체부 사이에 입장 갈등이 있었다, 이런 후문도 제가 들을 수 있었는데요. 문체부는 앞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베르사유 궁전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서 전시도 하고 또 청와대에서 공연도 하는 식으로 활용에 방점을 찍고 있었고 문화재청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시설 보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두 기관 사이 지향점이 달랐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여야 입장은 당연히 달랐던 것이고 학계나 시민들 사이에서도 청와대 어떻게 쓸 것이냐 이런 것에 대해서 의견이 각각이었던 상황에서 정부가 급하게 추진했던 측면도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는데요.

일단 말씀하셨던 것처럼 대통령실이 이렇게 청와대를 자주 활용하게 되면서 계획 수립을 처음 부터 다시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오히려 시간을 벌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는 숨가쁘게 진행됐던 개발에 대해서 계획 수립을 거의 못했다, 지금까지는. 앞으로 좀 명확하게 조사를 하고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한 뒤에 활용과 보존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말을 했는데요. 전문가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안창모 /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 : 심화 조사를 통해서 아주 구체적으로 가치를 판단한 다음에 어디까지는 보존하고 어디까지는 활용하고…. (지금은) 윤곽만 잡은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또 청와대 둘러싼 환경 변화를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후 청와대가 계속해서 국민들 사랑을 오랫동안 받으려면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아까 마지막 화면에 청와대 앞에 국민 품으로라는 글자가 있었잖아요. 아직은 온전히 국민 품으로 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추후 또 일정을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사회1부 김철희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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