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올리브영이 쏘아올린 성과주의 태풍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성장한 비결로 많은 사람은 스포츠를 꼽는다. 미국 어린이는 스포츠를 접하면서 정해진 규칙을 따르고 결과에 승복하는 습관을 익힌다. 승리를 간절히 원하면 밤낮없이 연습을 거듭하고 경기에 나서면 투혼을 불사른다. 자본주의 근간인 승자독식을 아이들은 스포츠를 통해 학습한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아무리 땅값이 비싼 동네라도 초등학교를 지을 때 운동장을 널찍이 확보한다. 운동장 용지를 개발해 거둔 이익보다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배운 스포츠정신이 더욱 소중하기 때문이다. 스포츠는 결코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스포츠의 존재감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MZ세대는 스포츠보다 게임을 더욱 선호한다. 게임은 스포츠와 비슷해 보이지만 분명히 다른 지점이 있다. 친구들과 함께 팀을 이루는 스포츠와 달리 게임은 철저히 개인으로 참여한다. 팀워크보다는 개인의 클릭 속도가 훨씬 중요하다. 성과 보상도 마찬가지다. 스포츠 경기는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패배할 수 있다. 과정과 별개로 결과가 나쁠 수 있다. 게임은 다르다. 노력한 만큼 레벨이 오르고 만약 누군가 노력보다 레벨이 높다면 십중팔구 해킹이거나 현질이다. MZ세대 직장인이 호봉제를 거부하는 이유 또한 투입한 노력에 따른 성과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CJ올리브영이 최근 상품기획(MD) 부문에 연봉 80~16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올리브영은 다양한 뷰티 브랜드를 발굴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일종의 편집숍이다. MD 직원이 어떤 브랜드를 들여오는지에 따라 매출이 극단적으로 갈린다. 만약 적절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MD 직원은 당장 연봉이 낮아도 스톡옵션을 주는 스타트업으로 이직했을지도 모른다. CJ그룹은 지난해부터 인재경영을 천명하고 성과주의를 강화했는데 아마도 CJ올리브영은 첫 번째 결실일 것이다. 우수한 MZ세대 직원을 성과급으로 붙잡고 그들이 역량을 발휘하도록 밀어주자 CJ올리브영은 지난해 고물가 악재를 딛고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CJ올리브영이 쏘아 올린 성과주의 태풍이 온 나라로 확산하길 기대해 본다.
[김규식 컨슈머마켓부 dorabon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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